글로벌 은행 위기 지속…세계 경제 경기침체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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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3-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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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스트시티즌스의 SVB 인수에도 꺼지지 않는 불안심리

  • CS의 AT1 채권 상각 뒤 본격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금융시장 내 자금 경직 우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인수, 시그니처은행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에 이어 도이체방크 주가 폭락까지 이어지고 있다. CS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신종자본증권(AT1·Additional Tier 1·코코본드) 상각 처리 뒤 은행에 혼란이 커지면서 경기 침체를 앞당긴다는 말도 나온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7일(현지시간)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의 SVB 인수를 발표했다. 이에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은 약 720억 달러 규모의 SVB 자산을 165억 달러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게 됐다. 다만 900억 달러 규모의 증권 및 기타 자산은 여전히 FDIC가 관리를 맡게 된다. 

이로써 SVB 파산 이후 2주간 인수자를 찾던 FDIC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앞서 FDIC가 비보험 예금 보장 조치를 발표했지만 금융시장 불안 속에 예금 인출이 이어졌다. SVB 신임 최고경영자(CEO) 팀 마요폴로스가 직접 "은행 시스템에서 예금을 넣을 수 있는 곳보다 안전한 곳은 없다"며 시장 진정에 나서야만 했다. 어쨌든 이날 퍼스트시티즌스의 인수로 SVB 문제는 한시름 덜게 됐다. 

문제는 SVB 인수 이후에도 금융권을 바라보는 불안 심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SVB 파산 이후 시그니처은행 파산, CS 자금 경색 등이 이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장에는 불신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장중 14% 넘게 하락한 뒤 8.6% 하락으로 마감했다. 

도이체방크 주가 하락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CDS는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해당 채권에 대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CS의 AT1 채권이 모두 상각 처리된 가운데 이와 관련된 채권을 바라보는 불안 심리가 식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 대한 불신으로 경기 침체가 도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을 펼치는 데도 불구하고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 자산과 유동성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이는 국채 등 자산 시장 투매가 일어나는 이른 바 '대시 포 캐시'라는 '달갑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영국과 미국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을 목도했다"고 전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도 유로존이 유동성 경직으로 인한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경고 목소리가 나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은행권 스트레스가 얼마나 광범위한 신용경색으로 이어지고 경제를 둔화시킬지 불명확하다"며 "이것이 우리가 매우매우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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