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다회용기' 써보니…서비스 업체 적고 이용불가 메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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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경 기자
입력 2023-03-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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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기자가 '다회용기 서비스'로 주문한 마라탕은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겨 배달됐다. [사진=권보경 기자]

"다회용기 배달이요? 그게 뭔가요?"

서울 서대문구에서 홀로 자취하는 김모씨(30)는 일주일에 5회 이상 배달 음식을 먹는다. 그는 평소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로 음식을 배달받는 '다회용기 서비스'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김씨는 "평소 리뷰 이벤트도 귀찮아서 참여하지 않는데 특별한 혜택이 없다면 굳이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배달앱 내 다회용기 서비스를 현재 서비스 지역인 5개 자치구(강남·서초·광진·관악·서대문구)에서 10개 자치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전체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9월 기준 약 2700건에서 12월 기준 약 7500건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다만 기자가 직접 다회용기 이용 서비스를 체험해보니 여러 불편한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서비스 실시 업체를 찾기 어렵고 폭넓은 메뉴를 선택할 수 없었다. 업주들도 전체 주문 건수 중 다회용기 배달을 요청한 주문 건수는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일하는 과정에서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는 등 번거롭다는 반응이다.
 
몇 분 헤맨 끝에 찾은 서비스 업체···그마저도 15~20곳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앱에서는 다회용기 이용 서비스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헤맨 끝에 다회용기를 검색하고 서비스 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마저도 배달이 가능한 업체는 15~20곳에 불과했다. 먹고 싶었던 떡볶이는 배달 가능한 곳이 없었다. 선택권 제한으로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지 않는 듯했다.

자영업자들이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주문 건수가 없을뿐더러 서비스 가입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회용기 서비스에 가입한 업주들은 주문 건수가 매우 적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대문구 식당 사장 A씨는 "다회용기 서비스 주문 건수는 일주일에 두 건 정도로 매우 적다"고 말했다.

제조 과정에서 번거로움 역시 서비스 유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서대문구 식당업주 B씨는 "가입 요청이 와서 가입했지만 다회용기 서비스 요청 시 신경 써 챙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가령, 다회용기 관리부터 제조 시 다회용기 제공이 가능한 음식을 선별해야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주문한 마라탕은 보온이 가능한 용기 전용 반납 가방에 담겨 있었다. 스테인리스 다회용기에 음식이 담겨 있었다. 일회용기 배달보다 음식이 따뜻하고 그릇에 담겨 있어 정성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회용기 서비스 신청했지만 메뉴 따라 이용 어렵기도
다만 일회용 비닐봉지에 포장된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다회용 수저가 없어 일회용 수저를 써야 했던 점 역시 아쉬웠다. 다른 매장에서 주문한 커피와 샌드위치는 다회용기가 아닌 일회용기로 배달됐다. 업체에 문의하니 샐러드 외 메뉴는 적당한 용기가 없어 다회용기 제공이 어렵다고 답했다.

가방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다회용기 반납이 가능했다. 반납 방법은 반납기에 직접 반납하는 방법과 문 앞에 반납하는 방법 두 가지였다. 반납기에 직접 반납하면 인센티브 2000원을 받을 수 있었다. 문 앞 반납을 위해 전화번호와 반납할 주소를 입력하면 쉽게 반납이 가능했다. 남은 음식물은 비울 필요 없이 반납이 가능해 간편했다.

서울시는 다회용기 서비스 이용 촉진을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사업 예산이 7억원이었는데 올해 25억원으로 늘었다"며 "다회용기 서비스 비용을 낮춰 식당 업주들이 일회용기를 구입하기보다 다회용기 서비스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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