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응급의료, 하나의 팀으로서 역할 수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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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3-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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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보건복지부]

뉴스나 기사를 보다 보면 가족이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을 찾았으나 수용을 거부당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 먼 지역의 응급실로 이송되어 치료가 늦어지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무사히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이러한 상황을 겪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응급의료는 적시에 적정하게 제공되는 것이 생명과 직결되는 대표적인 필수의료 분야다. 응급상황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지만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 상황 발생 시점부터 최종치료에 이르기까지 일반 국민과 소방(119 구급대), 의료기관 내 다양한 진료과 등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2000년대 초 정부는 응급의료기관을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3종으로 체계화하고 응급의료기금을 출연하는 등 현행 응급의료체계의 기틀을 마련한 데 이어 지원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증응급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2014년 5.7%에서 2022년 6.2%로 오히려 악화했고, 중증응급환자의 적정시간 내 최종치료기관 도착률도 2014년 51.3%에서 2022년 49.6%로 하락하는 등 중증·응급의료체계 개선 필요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1일 향후 5년간의 응급의료 정책방향을 담은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 어디서나 최종치료까지 책임지는 응급의료’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과제들을 추진한다.

첫째, 중증응급환자들이 골든타임 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이송의 적정성과 신속성을 개선한다. 구급대와 병원 간 중증도 분류기준을 일치시키고 지역별 상황을 반영한 이송지침을 수립한다. 신속한 이송을 위해 닥터헬기를 확충하고 중증 환자 전담이송체계인 모바일 ICU(중환자실)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둘째, 응급의료체계의 최종 치료역량을 강화하고 병원 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응급의료기관의 역할이 진단 및 응급처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술, 입원 등 최종치료까지 가능하도록 응급의료기관 지정기준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중증응급질환에 대해서는 요일별 당번병원을 지정해 365일, 최소한 지역 내 병원 한 곳에서는 진료받을 수 있도록 병원 간 연계·협력도 강화한다.

셋째, 지역 내 응급의료 관련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지역단위의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응급의료는 시간 민감성이라는 특성상 지역 내 119구급대, 의료기관, 지방정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구성원 간의 협력체계와 성과를 모두 포함하는 지역응급의료체계 평가를 도입하고, 시·도응급의료지원단 등 전문기관 육성을 통해 응급의료체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응급의료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증상별 의심 질환, 이용 가능 응급실 정보 등을 안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119 응급상담 기능을 활성화한다. 또한 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실 안내·상담에도 내실을 기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중증응급환자 우선 원칙’에 따른 올바른 응급실 이용문화 조성을 위해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듯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지만 정부의 역할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정부 외에 응급의료와 관련된 여러 주체가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며 하나의 팀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응급의료체계가 한 단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정부는 이들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국민 누구나 제때 적절한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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