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스템 불안에도 美 연준 베이비스텝 무게…"일관된 메시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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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3-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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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22일 FOMC서 금리 인상 가능성 높은 상황

  • 로이터 조사, 응답자 82명 중 76명이 금리 인상 예상

  • 인플레이션 대응 위한 일관된 메시지

  • 일각서 경기침체 우려도 제기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야기된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통제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로이터 등 외신은 오는 22일 3월 FOMC에서 연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의 시장 개입 이후 혼란이 예상보다 약화됨에 따라 연준이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때 미국 기준금리는 4.75-5.00%로 인상된다. 

SVB 파산 사태 이후 금융권 불안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 대형 은행 11곳이 30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의 자금을 예치한다는 소식에도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다. 10일 SVB, 12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이어 14일에는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자금난 소식까지 제기되면서 금융 불안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CS 사태 발생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에 금리 변화에 크게 반응하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연속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우선시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의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보다는 인상으로 기울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설문 조사한 이코노미스트 82명 중 76명은 베이비스텝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CME 페드워치도 기준금리 동결보다 베이비스텝 단행 가능성을 높게보고 있다. 코메리카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는 것보다 너무 적게 올리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예고편'으로 불린 유럽중앙은행(ECB)의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도 연준의 베이비스텝 단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CB는 지난 16일 빅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5%까지 끌어올렸다. 인플레이션 둔화, 금융 시장 불안 등 비슷한 숙제를 풀어야 하는 점에서 ECB의 모습은 연준 발표의 예고편으로 여겨졌다. ECB는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을 중기 목표인 2%로 적기에 되돌리기 위해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며 "현재 시장의 불안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고, 유로존의 금융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융시스템 불안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주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 올라 전월(6.4%)보다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전월 대비 근원 CPI가 예상을 웃돌아 인플레이션 악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 물가 상승률에 한참 먼 수치다. 특히 이들 중 주거비 항목이 높게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일관된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점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 채널 캐피털 리처치의 도그 로버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게 된다"며 "이번에 25bp(1bp는 0.01%포인트) 인상하기를 원할 것이고, 25bp를 인상하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이 상황을 180도 바꾸는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고 금리는 5.5%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는 추세다. SVB 파산 사태 이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블룸버그는 "5.5%에서 형성된 최고금리가 12월이나 되어서야 인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해당 조사는 CS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우려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 우려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합리적인 견해가 나올 것이라고 믿지만, 인플레이션에 너무 집중해서 금융 시스템 측면에서 모험을 감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침체 위험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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