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크레디트스위스發 충격에 휘청…다우 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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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3-16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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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AFP]

뉴욕증시는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발 충격에 약세를 보였다. CS의 주가가 장중 30%까지 하락했지만, 스위스 당국이 유동성 보장을 발표하면서 보합세로 마감했다. 유가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한 우려와 CS발 충격까지 겹쳐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0.83포인트(0.87%) 하락한 3만1847.57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7.36포인트(0.70%) 내려간 3891.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90포인트(0.05%) 오른 1만1434.0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도 혼조세를 보였다. △임의소비재 -0.21% △필수소비재 0.68% △에너지 -5.42% △금융 -2.84% △헬스케어 -0.17% △산업 -2.51% △원자재 -3.28% △부동산 -(변함없음) △기술 0.03%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5% △유틸리티 1.34% 등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은 CS발 충격을 주시했다. CS 최대 주주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부상했다. CS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SNB)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자금 수요가 있으면 크레디트스위스에 추가 재정지원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같은 날 로이터의 인터뷰는 폭락하던 CS의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쿠다이리 회장은 "더 이상 CS의 주식을 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규정상 10% 넘게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SNB는 CS의 9.88%를 소유하고 있다. CS 같은 유럽 주요 투자은행도 자금 경색 가능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퍼졌다. 

이같은 발언은 CS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앞서 지난해와 2021년 스위스 금융 당국이 "재무 보고에 대한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고 하면서 시장은 CS를 바라보는 의구심은 커져만 갔다. 

속절없이 추락하던 CS의 주가를 방어한 것은 스위스 당국이었다. 당국의 발표 이후 주가는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됐다. 

스위스 정책당국은 이날 유럽장 마감 직후 성명을 내고 CS에 대해 “필요하다면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며 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고 나섰다. 스위스 중앙은행(SNB)과 금융감독청(FINMA)은 “미국 은행권의 혼란이 스위스 금융권으로 번질 위험 징후는 없다”며 “CS가 주요은행에 적용되는 자본·유동성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다만 어떤 형태의 유동성을 지급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은행주들도 CS발 위기 여파에 하락세를 보였다. △시티그룹 -5.4% △웰스파고 -3.24% △골드만삭스 -3.1% △모건스탠리 -5.09% 등 미국의 주요 은행들의 주식도 하향세를 보였다. 금융 분야 펀드(XLF)도 2.7% 밀렸다. 중소은행도 주저앉았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21.37%, 팩웨스트 방코프는 -12.87% 하락하며 고꾸라졌다. 

스위스 당국의 개입에도 시장에는 불안함이 남아있다. ​CS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 5314억 프랑(약 760조원)으로 파산한 SVB(약 275조원)보다 2배 이상 크다. CS의 파산이 등장하면 SVB보다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도 시장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포트 피트 캐피탈 그룹의 댄 아이 최고투자책임자는 "소화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된 위기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며 "시장의 수익 구조가 제로 금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은 어려움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CS발 금융리스크에 국채,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가 커졌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수요가 늘면서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3.46%, 2년 만기 국채금리는 3.89%선으로 내려갔다. 2년물 국채 금리 역시 4% 아래로 형성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 이상 뛰어 104.6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CS발 여파와 시장의 경색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완화보다 시스템 안정에 무게감을 둘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CME페드워치는 연준이 3월 FOMC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50.5%로 더 높게 봤다. 하루 전만 해도 베이비스텝(0.25%p 인상) 단행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지표도 인플레이션보다 시스템 안정화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공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소매판매 등 미 경제지표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2월 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0.4%로 시장 예상(-0.3%)보다 낮았다. 

유가는 CS발 위기감에 하락했다. 70달러 선도 붕괴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72달러(5.2%) 떨어진 배럴당 67.6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3.76달러(4.9%) 밀린 배럴당 73.69달러로 거래됐다.

한편, 이날 유럽증시도 크게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30지수는 3.27%, 영국 런던 FTSE지수가 3.83%, 프랑스 파리 CAC40지수는 3.58% 급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3% 빠졌다. 유럽 은행주는 7% 급락했다.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과 BNP 파리바스 SA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CS와 연결돼 있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독일 도이체방크 주식도 9% 이상 주저앉았다. 

주식이 빠진 만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상승했다. 시장은 유럽 국채를 급매하기 시작했고 채권가격은 상승했다. 독일 2년물 채권수익률은 하루 만에 2.87%에서 2.38%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채권수익률이 0.01%포인트 단위로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변화를 보인 것이다. 투자사 아든의 제임스 애더니 애널리스트는 "채권으로 전환해 위험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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