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매일 3건 이상 산불…미약한 처벌·부족한 임도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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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3-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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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14일까지 262건 발생…건조한 날씨에 대형화 추세

산림청 공중진화대가 3월 8일 경남 합천군 산불 현장에서 야간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사진=산림청]



올 들어 하루 평균 3.5건의 산불이 발생하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후변화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기 진화를 위한 임도 부족과 미약한 처벌 등이 피해를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262건으로 평년(최근 10년, 167건) 대비 1.5배 증가했다. 하루 평균 3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불에 탄 산림을 복구하려면 최소 40년에서 100년이 걸리며 최근 산불이 대형화되면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주로 건조한 봄에 발생하는 산불의 원인은 과거 등산객 등의 입산자 실화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 농가의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행법상 고의로 산불을 내면 최대 1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며 실수로 불을 낸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산불 방화범 검거율은 41%로 이중 징역형을 받은 이도 전체 처벌건수의 2%에 불과하다. 

법에서 정한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실제 강력한 처벌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다보니 산불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 관계자는 "과거 산림과 인접한 논·밭을 태우다가 산불로 이어진 경우 대부분 지인과 친·인적으로 이뤄진 농촌의 지역사회 특성상 신원을 알수 없는 입산자 실화로 처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농가의 산불 예방 의식이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산불 발생시 진화 인력과 장비의 빠른 현장 접근을 위해 필요한 임도가 부족한 현실도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달 11일 경남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은 임도가 없어 인력 접근이 매우 어려웠다. 밤이 깊어지면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어 오후 10시 30분 진화인력이 모두 철수했고 다음 날 아침까지 산불이 타들어 가는 상황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이달 8일 경남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기 강한 바람이 불어 급속히 확산됐지만 야간에 임도를 통해 인력이 들어가 밤샘 진화작업을 벌인 결과 다음날 오전 5시에는 92%까지 진화율을 끌어올려 조기 진화에 성공했다. 

이에 산림청은 15일 '대형산불 방지를 위한 임도 확충 전략'을 발표하고 올해 공유림과 사유림에 처음으로 산불진화임도를 지원(국비 70%)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332km에 불과한 산불진화임도를 매년 500km 이상씩 늘려 2027년까지 3207km를 확충한다고 밝혔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불을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산불을 끄기 위한 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산불진화임도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임도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임도시설이 취약한 국립공원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도를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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