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주 52시간제 유연화' 추진...고용부 "근로시간 총량 늘리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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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3-03-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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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중 하나인 '주 52시간제 유연화'는 일이 많을 때는 집중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충분히 쉬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고용부는 6일 현행 주단위 연장 근로시간 단위를 '월·분기·반기·연'으로 다양화해 노사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고용부가 이번에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한 주에 최대 64시간 또는 64시간 일하는 게 가능해진다. 

정부의 이 같은 근로시간 개편 방안을 두고 일각에선 '장시간 노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고용부는 "한 주에 연장근로를 많이 할 경우 다른 주에선 그만큼 할 수 없는 구조"라며 "근로시간 총량이 늘어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용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Q&A 형식으로 정리해 봤다.
 

[표=고용노동부]

Q.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왜 해야 하는가.

A. 현재 근로시간 제도는 '주 단위 상한 규제'다. '주 52시간 제도'는 근로시간의 양적 감소에는 어느 정도 기여했지만, 기업과 근로자의 선택권을 제약했다. 나날이 다양해지고 고도화하는 노사 수요를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도 보였다. 특히 급격하게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다보니 현장에서는 '포괄임금'이라는 임금 약정 방식을 오·남용해 장시간 근로와 '공짜 야근'을 야기했다. 

Q. 이번 근로시간 제도 개편의 주요 내용은. 

A.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 보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 52시간 제도 안에서 '주 단위' 연장근로 칸막이를 없애 연장근로 단위를 주, 월, 분기, 반기, 연 등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3중 건강 보호 장치'를 통해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한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 도입해 저축한 연장 근로를 휴가로 적립·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Q. 3중 건강 보호 조치가 무엇인가.

A.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 부여 또는 1주 64시간 근무 상한 준수, 산업재해 과로 인정 기준인 4주 평균 64시간 이내 근로 준수, 관리 단위에 비례해 연장근로 총량 감축(분기 90%·반기 80%·연 70%) 등 세 가지.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을 부여할 경우 1주 최대 근로시간은 69시간이 된다. 

Q. 11시간 연속 휴식 외에 1주 64시간 추가 옵션을 넣은 이유는 

A.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의 예외 사유로 천재지변에 준하는 상황만 인정하고 있어 현장에서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현행 탄력근로제 등에서 인정하는 '1주 최대 64시간' 상한 준수를 건강 보호조치 선택지로 추가했다. 

Q. 근로시간 제도 개편으로 '장시간 근로 확대' 우려가 있는데. 

A. 근로시간의 총량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주 52시간제' 틀 내에서 특정 주에 연장근로를 더 하면 다른 주는 할 수 없는 구조다. 69시간, 64시간 등 특정 주의 상한만 부각하는 것은 제도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가령 월 단위 연장근로 제도 아래에서 첫째 주에 69시간(법정 40시간 + 연장 29시간) 일하고 둘째 주에 63시간(법정 40시간+연장 23시간) 일하면 한 달 치 연장근로시간인 52시간을 모두 쓴 셈이 된다. 남은 주에 일주일에 40시간만 일하는 것이다. 
 

[표=고용노동부]

Q. 실근로시간 단축은 어떻게 할 것인가 

A.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2021년 근로시간은 1928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17시간보다 311시간, 약 39일 길다. 쉴 때 푹 쉴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을 통해 장기휴가를 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쓸 수 있는 단체휴가, 자녀 등·하원 시 시간 단위 휴가 등 다양한 휴가 활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Q. 연장근로 총량 감축 기준은 어떻게 산출했나. 

A. '주 52시간제'의 52시간은 법정 노동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합친 것이다. 단위 기준별 연장근로시간을 살펴보면 '월'은 52시간(12시간×4.345주), '분기'는 156시간, '반기'는 312시간, '연'은 624시간이다. 따라서 고용부는 분기 이상의 경우 연장근로 한도를 줄이도록 설계했다. 즉, '분기'는 140시간(156시간의 90%), '반기'는 250시간(312시간의 80%), '연'은 440시간(624시간의 70%)만 연장근로가 가능하게 했다.

Q. '근로자대표제 개선'은 무엇인가. 개선 방향은.

A. 고용부가 이번에 마련한 선출 절차에 따르면 과반수 노조(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조)가 있으면 과반수 노조가 근로자대표를 맡는다. 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근로자대표를 맡고,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도 없으면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근로자대표를 선출한다.

Q. '부분 근로자의 의사 반영 절차'가 필요한 이유는.

A. 직종·직군별로 근로조건에 확연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근로자대표가 근로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되, 반영되지 않을 경우 근로자들이 자신들에게 적합한 근로시간 제도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노동위 판단 절차 등을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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