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계, 전기차 '전력투구'···日 제치고 글로벌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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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3-02-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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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부품사들이 전기차 부품 수주에 전력투구하면서 실적 증대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부품업계의 큰손이던 일본 부품사들(덴소, 아이신, 고이소)이 전동화 전략에 한발 뒤처지면서 국내 부품사들에게 수주 기회가 열리는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모비스‧HL만도‧현대위아‧한온시스템 등 국내 주요 완성차 부품사들마다 연간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부품사 맏형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벤츠의 전기차 섀시 모듈을 수주하는 등 다수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전기차 부품 수주에 성공, 약 46억5000만 달러(약 6조600억원) 규모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해외 수주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며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7조원대의 목표치를 제시했다.

현대위아도 해외 실적 증대가 두드러진다. 북미 시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멕시코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1조원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 상승세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SUV‧전기차 판매 증가 덕분이다. 지난 2021년 국내 최초 개발한 전기차 열관리 장치인 ‘냉각수 분배공급 통합 모듈’을 올해부터 본격 양산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전기차 전환에 대비할 계획이다.

HL만도는 자율주행 전문 자회사 HL클레무브와 함께 전기차 부품과 자율주행 솔루션의 시너지 창출을 꾀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로 지난해보다 12.9% 증가한 8조4844억원을 제시했다. 특히 2021년 말 분할 출범한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핵심 제품 상용화를 2025년까지 끝마쳐 2030년 4조원의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HL클레무브의 지난해 수주액은 약 2조9000억원으로 해외 수주액은 약 1조9000억원이다. 해당 기간 신규 해외 고객사만 7곳을 유치했다.

2025년까지 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친환경차 부품의 전체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유럽 해외 수주 규모가 전체 3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과 유럽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37%, 34% 증가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친환경차 관련 매출을 25%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내 부품사들의 이러한 전동화 성과는 해외 시장의 수주를 높이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계 부품사들은 도요타와 혼다 등 자국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전환이 늦어지면서 전기차 부품 수주가 내연기관차 부품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도요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1050만대를 판매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량은 10만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중국은 지난해 수출량 311만대 중 신에너지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가 약 68만대로 21.9%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20%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완성차 부품사들의 실적 추이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2022년 100대 부품사 순위에서 현대모비스는 6위에 올랐다. 지난 2017년부터 5년 동안 7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순위 상승이다. 또한 현대위아는 38위에서 36위로, 한온시스템은 39위에서 37위, 만도는 50위에서 48위로 순위가 각각 상승했다. 100대 부품사 중 중국 부품사가 2019년 8곳에서 10곳으로 증가한 것과 일본계 부품사들이 덴소와 아이신을 제외하고 대부분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전동화 추이를 대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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