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배당 확대, 롯데카드 인수 포석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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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2-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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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가 롯데카드 인수전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최근 확정한 대규모 배당 역시 이를 위한 토대 마련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의 후보군으로는 하나카드와 우리카드 등이 꼽힌다. 다만 지속 중인 고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구체적인 움직임은 내년 이후에나 감지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배당금을 직전년(2501억원)보다 1000억원 늘린 3501억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주요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로, 2년 전(1000억400만원)과 비교하면 2.5배에 달한다. 배당금은 전액 KB금융지주에 들어간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포석 마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B국민카드의 작년 실적(3786억원)이 전년(4189억원)보다 9.6% 감소한 상황에 수치상으론 명확한 ‘엇박자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 자금은 추후 인수전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현재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물 밑에서 다양한 계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KB국민카드의 부진한 실적 흐름이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익이 263억원으로 하나카드(264억원)에도 뒤처졌다. 우리카드(260억원)와의 차이도 단 3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3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카드와는 이미 격차가 상당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등 카드사 도약’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는 행보다. 미래 성장 동력도 불분명하다. 향후 현대카드를 통한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효과에 따라 격차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이 상황을 단숨에 뒤집을 방법은 ‘롯데카드’ 인수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 경우, 상황에 따라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넘어서는 초대형 카드사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 최소 신한카드와 비슷한 수준까진 규모가 커질 게 기정사실화된다. 이를 기반으로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도 있다. 다만, 양사 모두 규모가 상당한 만큼 타사 대비 감수해야 할 부담도 크다. 관건은 기존 KB국민카드 회원과 롯데카드 회원의 중복률이 얼마나 될지 여부다.
 
하나카드도 롯데카드의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체제에 접어든 이후 ‘몸집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빅테크 플랫폼을 통한 회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 대비 이용유도 비용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잡았다. 이 대표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것도 긍정적 요인 중 하나다. M&A(인수합병) 진행 시 인수가 다음으로 중요한 게 그룹 회장과 계열사 대표 간의 관계인데 이 부분에서 이 점이 생긴 셈이다. 함 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카드 부문의 M&A를 직접 화두에 올리기도 했다.
 
우리카드는 전에 비해선 인수전에서 후 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다만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업체인 건 분명하다. 롯데카드의 주 회원층은 ‘여성’, 사용영역은 ‘쇼핑’에 집중돼 우리카드와의 중복률이 가장 적다.
 
인수전은 ‘장기전’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침체와 시장경색 등 다양한 외부환경을 고려하면, 적어도 금리 안정화가 이뤄진 이후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될 게 기정사실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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