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Trend] 13년째 지지부진한 제4 이통사...'한국판 라쿠텐모바일'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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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2-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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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통신비 경감 핵심 정책으로 떠오른 제4 이통사 유치

  • 초기 투자 부담으로 대부분 국가가 실패...일본은 '라쿠텐모바일' 안착

  • 기업 사업 의지와 정부 맞춤형 지원에 성패 달려 "28㎓보다 3.7㎓ 중심으로 바꿔야"

[사진=아주경제DB]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이동통신사간 경쟁을 촉발하기 위해 '제4 이동통신사' 설립에 속도를 낸다. 네이버·카카오 등 IT 플랫폼 기업부터 롯데·신세계·쿠팡 등 대형 유통 기업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이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정부의 각종 규제를 견뎌내야 하는 이동통신 사업에 실제로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통신 업계에선 제4 이통사가 성공하려면 최근 제4 이통사인 '라쿠텐모바일'을 안착시킨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민생 안정 방안 중 하나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가스비·교통요금에 이어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통신비를 정조준한 것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 이통사 설립을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꼽고 관련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4 이통사는 원래 5G 28㎓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정책이다. 지난해 12월 할당 취소된 KT·LG유플러스 28㎓ 2개 주파수 대역 중 1개 대역(800㎒폭)에 제4 이통사 진입을 추진한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이동통신 3사 체제가 굳어지면서 경쟁이 줄어들고 회사가 수익 확대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정책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제4 이통사 유치가 민생에 직결된 핵심 의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정부가 제4 이통사 진입을 추진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와 가계 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제4 이통사 진입을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가 이를 이어받아 2015년까지 후보를 찾았다. 하지만 희망 사업자들의 역량 부족으로 7차례에 걸친 진입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제4 이통사 진입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자본력'과 '통신 인프라 격차'에 있다. 이동통신 사업을 하려면 수년간 조 단위 초기 투자(CAPEX)를 하며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버틸 탄탄한 자본력이 꼭 필요하다. 

사업 초기부터 이통 3사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점도 벽으로 작용한다. 제4 이통사라는 이유로 경쟁사보다 떨어지는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참고 견딜 이용자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국가가 신규 이통사 유치에 실패했다. 

반면 일본은 최근 NTT도코모, AU(KDDI·오키나와셀룰러), 소프트뱅크에 이어 제4 이통사인 라쿠텐모바일 안착에 성공했다.

라쿠텐모바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자사 LTE 회선으로 일본 인구 커버율 97.6%를 달성했다. 2019년 10월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고 약 2년 8개월 만에 정식 이통사로서 자리매김한 것이다. 연내에 인구 커버율 99%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제4 이통사 유치로 일본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당초 목표를 일부 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쿠텐모바일의 핵심 사업 모델은 알뜰폰(MVNO)만큼 저렴한 이통사(MNO)다. 자사망·부가세 별도 기준 데이터 3GB 이하 980엔(9500원), 3~20GB 1980엔(1만9000원), 무제한 2980엔(2만9000원)이라는 세 가지 요금제로 가입자를 확대하고 있다. (망 품질과 별개로) 한국과 비교해 '5G 반값 요금제'라고 평가할 만하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40~100GB 구간 5G 중간요금제와 비교해도 확연히 싸다.

한국 제4 이통사는 정부의 필요에 의해 추진하는 정책인 반면 일본은 민간 기업의 강한 사업 의지에 따라 진행한 정책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실제로 일본 총무성은 시장 성장 정체 등을 이유로 제4 이통사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최고경영자가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당시 관방장관)를 만나 제4 이통사 필요성을 강하게 설득함에 따라 관련 허가가 났다. 라쿠텐은 주력 사업인 온라인 쇼핑몰 일본 시장 점유율이 아마존 재팬에 밀려 2위로 떨어짐에 따라 신사업으로 통신을 낙점했다.

제4 이통사 성공에 참여 기업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한국은 제4 이통사에 도전할 뜻을 드러낸 기업이 아직 없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다만 후보군의 한 업체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의미다"며 "정부 움직임을 좀 더 예의주시하면서 사업 타당성을 따져보면 입장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제4 이통사 유치를 위해 올해 2분기 주파수 할당 방안 공고에 앞서 후보군 기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사업 설명회를 하는 등 민간 기업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공개 설명회는 2회, 비공개 설명회는 1~2회 개최한다.

통신 업계에선 과기정통부의 지원책을 두고 현행 법·제도상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당근'을 내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4 이통사 안착을 위한 과기정통부 정책 핵심은 이용자가 몰리는 지역에만 자사망을 구축하고 다른 지역에선 이통 3사의 기존 망을 빌려(로밍) 쓰는 하이브리드형(MNO+MVNO) 사업을 허가한 점이다. 전국망 구축을 위한 수조원대 초기 투자를 뒤로 미루면서 사업 시작과 함께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라쿠텐모바일도 부족한 커버리지를 해소하기 위해 AU와 협약을 맺고 자사망을 구축한 곳에선 이통사(MNO)로, 자사망이 없는 곳은 알뜰폰(MVNO)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드리드 형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정책에도 한계점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주파수다. 제4 이통사는 아직 활용처가 마땅치 않은 5G 28㎓를 할당받고 의무 구축해야 활용도가 높은 5G 3.7㎓ 대역 중 일부를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초기 투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라쿠텐모바일도 사업을 시작하며 3.8㎓(100㎒폭)와 28㎓(400㎒폭) 등 총 500㎒의 5G 주파수를 할당받았지만 NTT도코모와 달리 28㎓ 활성화에 대한 의무는 없다. 아직까진 LTE·5G 통합 기지국을 구축하며 일반 이용자 대상 3.8㎓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 이용자 서비스에 필수인 통화용 주파수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제4 이통사가 5G로만 망을 구축할 경우 이제 상용화 초기 단계인 5G 기반 통화(VoNR)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700㎒ 대역과 1.8㎓ 대역 등 앵커(신호제어) 주파수에 LTE망을 구축하고 4G 기반 통화(VoLTE)를 적용하는 방안이 있지만 그만큼 투자 부담도 커지게 된다.

한 통신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제4 이통사를 유치하고 싶다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 등 기업간 거래(B2B)에 특화한 이통사를 원하면 28㎓ 중심 현행 정책을 추진해도 되지만, 시장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일반 이통사를 원하면 3.7㎓ 중심으로 정책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며  "주파수 할당방안 연구반에서 이 점을 고려해 관련 정책을 최종 확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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