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영화 '다음 소희' 속에서도 경기도 행복 찾는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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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대웅 기자
입력 2023-02-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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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 영화관람 통해 정치철학과 국가비전 발견

  • 제2, 제3의 '다음 소희' 없는 복지시스템 구축

  •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약자들의 아픔도 공감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지사는 '영화 매니아'로 정평이 나 있다. 김 지사가 자신을 스스로 ‘영화의 팬을 넘어서 영화의 광’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김 지사는 평소 이런 영화 관람을 통해 행복을 찾고, 철학도 발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지사는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자신의 정치 철학, 국가 비전 등에 관한 생각을 밝힐 때도 영화 내용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흔히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한 과정이라고도 말하는 영화관람. 그렇다면 대통령들의 공개적 영화 관람은 어땠을까. 대통령의 공개적 영화 관람은 어떤 영화를 보았느냐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린다. 영화 내용에 따라 단순한 취미인지 앞으로의 정국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인지 해석이 다양해서다.

최고권력자가 현대사회의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영화를 본다는 사실을 일종의 정치 행위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서 비서진은 어떤 때에는 의도적으로 또 계획적으로 대통령의 영화 관람을 기획한다는 것이 통설로 되어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관람 영화를 봐도 통치 철학과 관람 후 정책 변화 등을 읽을 수 있어 통설이 설득력을 갖는다. 어름 휴가때 어떤 책을 갖고 가느냐에 따라 던지는 메시지가 그때그때 다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실제 역대 대통령들은 영화 관람을 통해 자신의 통치철학을 우회적으로 전달하곤 했다. 대통령이 본 상당수 영화에 정치·사회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많은 사람, 특히 각료들과 정치인들 모두 대통령의 관람 영화와 독서 목록에 관심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영화광이라 불릴 정도로 재임시절 많은 영화를 관람했다. 어떤 성향을 띤다고 규정을 하기 힘들 만큼 영화 사랑도 각별했다.

장르도 권력을 조롱하는 영화 ‘왕의 남자’를 필두로, ‘맨발의 기봉이’ ‘괴물’ ‘밀양’ ‘화려한 휴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격식 없는 평소 철학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도 받았다.
 
그런가 하면 역대 대통령 중 문재인 대통령의 영화 선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이런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리고 민주와 인권 영화가 주류를 이뤘다. 노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을 비롯해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 관람이 대표적이다.
 
그 이전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 통치 철학으로 삼아온 문화 융성과 애국 영화가 관람 대상이었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을 첫 관람 영화로 선택할 정도였다. 이후 '국제시장' 등 애국 보수적인 영화를 주로 관람했다. 덕분에 매주 마지막 수요일이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보수와 성공에 방점을 찍고 영화 관람을 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실화를 다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관람, 역경 극복과 성공 신화를 간접 메시지로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관람한 영화는 ‘브로커’다. 미혼모나 미혼부가 키울 수 없는 아이를 두고 가는 ‘베이비 박스’를 소재로 한 영화다.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보인다는 평가가 있지만 아직 철학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한다.
 
이에 비해 김 지사가 즐기는 영화는 일반 대중적인 영화보다는 독립 영화를 비롯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많다. 그리고 앞서 밝혔듯이 단순 관람보다는 영화 속에서 철학 찾기를 좋아한다. 관람 후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도 한다. 도지사 당선 후 영화 등 문화 예술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김 지사는 영화관보다는 영화제를 많이 찾는다.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등 대중의 관심이 비교적 적은 영화제 참석과 영화 관람을 선호한다.

실제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경기도의회 본회의 도중에 도의원에게 양해를 구해가며 '제14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에서 참석한 것을 두고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
 
관람도 돈·명예·자리보다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의 영화를 좋아한다. 비전향 장기수, 고통받는 청년들을 다룬 영화도 김 지사의 단골 관람 영화다.

그렇다고 대중적 영화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중 국가 지도자의 덕목을 잘 표현했다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가장 감명 깊게 보았다는 소회를 언론 인터뷰 때 피력해서다.
 
김동연 지사가 최근 독립영화 성격의 ‘다음 소희’라는 영화를 보고 제2, 제3의 소희가 나오지 않도록 경기도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도 평소의 영화 속 철학이 바탕이 됐다고 볼 수 있다.(아주경제 2023년 2월 15일자 보도) 또한 영화뿐만 아니라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아픔을 아는 김 지사였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현장실습에 나서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정주리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어 처음 공개돼 전 세계 영화인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김 지사는 11살 되던 해 사업가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소년 가장이 되었던 힘들고 아픈 기억이 있다. 서울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면서 굶주림이 무엇인지도 터득했다. 소외받는 도민들이 더 이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려는 김 지사의 의지는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속에서도 경기도의 행복을 찾고 있는 김 지사가 앞으로 또 어떤 비전과 유쾌한 반란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더불어 소희 같은 이 시대의 청년들을 보듬으려는 김 지사의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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