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의 조용한 취임…조직안정·위기관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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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2-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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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사진=신한금융그룹]

 

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이 15일 공식 취임했다. 일반적인 신임 행장들과 달리 취임식이나 취임사 발표조차 없는 이례적인 '조용한 행보'다. 전임자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신한은행을 이끌게 된 정상혁 신임 행장은 조직 안정화를 비롯해 적지 않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점에 서게 됐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정 신임 행장은 이·취임식이나 외부 일정 없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이사회가 지난 8일 정 행장을 후보로 추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정 신임 행장 임기는 2024년 12월 말까지다. 신한은행 측은 "행장 취임과 관련해 취임식 등 행사가 없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 행장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건강상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임한 한용구 전임 행장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 많다. 앞서 지난 1월 초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한용구 전 행장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와 손발을 맞출 파트너로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취임 전 기자간담회에서 "사회 환원 차원에서 타행이체수수료를 영구 면제하겠다"고 발표해 은행권에 돌풍을 불러 일으켰으나 행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신임 행장은 수장 교체로 혼란이 불가피한 신한은행 조직 내부를 추스르고 안정화에 나서는 것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정 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한은행에서만 30년 이상 자리를 지킨 '대표 신한맨'인 만큼 누구보다도 신한은행 내부 추스르기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다음 달 취임을 앞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와 손발을 맞춰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리딩금융' 입지를 공고히 구축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6423억원을 올려 KB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3년 만에 되찾았다. 이는 신한금융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전년 대비 22.1% 증가한 3조45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한 것이 그룹 성장을 이끈 측면이 크다. 지난해까지 은행을 이끈 진 내정자 뒤를 이어 은행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타 계열사와도 '원 신한' 시너지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 리스크 관리 등 선제적 대응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당장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과 고금리 연체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고신용차주 비중이 높고 리스크 관리에 보수적인 시중은행이지만 연쇄 부실에 따른 충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서는 은행권에 대해 손실흡수능력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신임 행장은 은행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자금 조달과 운용, 자본정책 실행 등을 총괄해 온 만큼 위기 대응에도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 밖에도 정부 등이 은행권을 상대로 고금리 '이자 장사'와 사회적 책임,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한 과점 문제 해소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에서 비이자이익 등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다각화 역시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하는 숙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은행권 성과급을 '돈 잔치'라며 비판하고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취약 차주 지원과 지점 통폐합 이슈, 대출금리·수수료 인하 등 은행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복안도 마련해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에 대한 방안을 공유할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신임 행장의 의지가 분명한 만큼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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