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금융 시장도 강진 파장…리라화 가치 사상 최저, 증시 급락

지진 구조 종사자들이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사진=타스·연합뉴스]

튀르키예 금융 시장도 강진의 파장이 미쳤다. 튀르키예 통화인 리라화 가치가 고꾸라지고 증시는 곤두박질쳤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6일 지진 발생 이후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18.85리라까지 밀려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손실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여전히 사상 최저치 근처에 머물러 있다.  

튀르키예는 작년 10월 물가 상승률이 24년래 최고치인 85.51%를 기록하는 등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신음하고 있다. 경제난으로 인해 리라화 가치가 지속 하락세를 보이던 중 지진까지 겹치면서 통화 가치가 바닥을 쳤다.   

증시도 지진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6일 튀르키예 증시의 대표 지수인 보르사이스탄불(BIST)100 지수는 1.35% 하락했다. 특히 은행업종이 2% 이상 하락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이어 7일 장 역시 3% 이상 급락 중이다. 이스탄불 증권거래소는 지진 피해 지역에 있는 일부 기업들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키는 등 지진 여파를 차단하는 데 안간힘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해 튀르키예 금융시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인플레이션이 무서운 속도로 치솟는 속에서도 정치권의 입김으로 인해 금리 인하 정책을 고수한 데다가 인근 흑해 연안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는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영향이다.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의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글로벌 금융 정보 제공업체 인터치캐피탈마켓의 피오트르 마티스 선임 외환 애널리스트는 "지진으로 인해 5월에 열리는 튀르키예 대선 및 총선의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6일 새벽 4시 17분(현지시간) 동남부 내륙의 카라만마라슈 지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현재까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합쳐 4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