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랑스 시장 정복한 K웹툰… '1000만 달러' 매출 존재감으로 '폭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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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2-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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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佛 시장 웹툰 매출 1~5위에 네이버·카카오·NHN 등 포함

  • 네이버웹툰, 2위와 2배 넘는 차이로 압도적 매출 1위

  • 카카오·NHN은 진출 1년도 안돼 빠르게 현지 안착

  • 상위 3개 업체 매출 합산시 佛서 연간 1000만 달러 매출 첫 돌파

  • 주요 업체들, 프랑스 발판으로 유럽 시장 전역 공략 '잰걸음'

프랑스에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모습. [사진=네이버웹툰]

지난해 프랑스 웹툰 시장에서 한국 웹툰 플랫폼들이 현지 연간 매출 1~5위를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초 프랑스에 출시한 카카오픽코마의 '픽코마'와 NHN코미코의 '포켓코믹스' 모두 조기 안착에 성공하면서 프랑스에서 한국 웹툰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는 평가다.
 
카카오·NHN도 佛 웹툰 시장 '안착'…韓 웹툰 존재감 키웠다
1일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프랑스 현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인앱결제 매출 합산 기준으로 2022년(1~12월 기준) 한국 5개 웹툰 플랫폼이 1위부터 5위 자리를 독차지했다. 네이버웹툰이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델리툰(키다리스튜디오), 픽코마, 포켓코믹스, 태피툰(콘텐츠퍼스트) 순이다. 

네이버웹툰은 2019년 말 프랑스어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2021년부터 웹툰 플랫폼 중 매출 1위에 등극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위 업체보다 약 3배 많은 매출을 달성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델리툰은 지난 2011년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인 웹툰 플랫폼으로 2019년 한국 업체인 키다리스튜디오가 인수했다. 태피툰은 한국 웹툰을 현지 언어로 번역해 유통하는 국내 플랫폼으로 2016년 첫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픽코마와 포켓코믹스가 프랑스 출시 첫해부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 우선 론칭한 픽코마는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인기를 끈 한국 웹툰과 일본 망가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출시 초부터 주목받았다. 5월에는 iOS 버전도 출시했다. 1월 프랑스어 서비스를 개시한 포켓코믹스는 로맨스판타지 등 여성향 장르를 중심으로 한국 웹툰들을 다수 소개해 왔고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 양사는 2위인 델리툰과 근소한 차이로 각각 매출 3위, 4위 자리를 꿰찼다. 센서타워가 추산한 매출액을 보면 픽코마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176만2000달러(약 21억7000만원), 포켓코믹스는 112만2000달러(약 13억8000만원)를 벌어들였다. 특히 양사는 애플 앱스토어 도서 카테고리 부문에서 웹툰 앱으로만 따지면 1, 2위 자리를 치열하게 다투고 있어 경쟁 양상도 뚜렷하다. 네이버웹툰과 델리툰이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분류되기 때문에 양사 간 직접적인 주도권 싸움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3월 프랑스에 '픽코마' 앱을 첫 출시했다. [사진=카카오픽코마]



'포켓코믹스' 프랑스어 버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아무튼 로판 맞습니다'의 모습. [사진=NHN]

이처럼 기존 업체들은 물론 신규 진출 업체들도 나란히 선전하면서 국내 웹툰 플랫폼이 프랑스에서 거둔 매출 규모도 부쩍 커졌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네이버웹툰과 델리툰, 픽코마 등 상위 3개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 규모를 합산한 금액이 1000만 달러(약 123억원)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여기에 포켓코믹스, 태피툰 등도 현지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플랫폼의 프랑스 웹툰 시장 매출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매출 상위 10개 플랫폼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포함되는 한국 서비스는 만타(리디), 투믹스(투믹스) 등 더욱 많아진다. 이 중 만타는 아직 프랑스어 서비스가 정식 출시되지 않아 영어로 서비스되고 있음에도 현지에서 선전하고 있다. 투믹스는 2015년 한국에서 설립된 웹툰 플랫폼으로 지난해 글로벌 투자사 NPX캐피탈 관계사인 테라핀스튜디오가 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업체인 비덴트가 NPX캐피탈 자회사 주식 일부를 취득하며 현재 투믹스를 공동 경영 중이다.
 
프랑스서 성과 거둔 韓 업체들, 전 세계 곳곳서 '진검승부'
국내 업체들의 이 같은 성과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프랑스가 유럽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웹툰 시장 역시 가장 큰 국가로 꼽히고 그 규모도 꾸준히 성장 중인 곳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프랑스는 2021년 기준 디지털 만화(웹툰·전자책 등 포함) 시장 규모 2억9800만 달러(약 36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매년 3~4%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3억4600만 달러(약 4205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프랑스 현지 업체들도 웹툰 등 디지털 만화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지난 수년간 관련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그러다가 2011년 출시한 델리툰이 2010년대 중·후반 들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며 현지 웹툰 시장의 초석을 다졌다. 이후 델리툰은 키다리스튜디오로 넘어갔고 네이버, 카카오, NHN 등이 잇따라 현지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웹툰 플랫폼의 주요한 시장으로 거듭났다. 국내 업체들은 일제히 프랑스를 유럽 시장 진출의 '베이스캠프'로 보고 앞다퉈 현지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현재까지 나란히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실제 이들은 프랑스 이외 지역의 유럽 시장 공략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19년 프랑스어·스페인어 서비스를 출시한 네이버웹툰은 2021년 독일어 서비스도 추가하며 유럽 지역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 NHN 역시 지난해 1월 프랑스에 이어 4월 독일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픽코마도 향후 픽코마 서비스 지역을 독일·스페인 등으로 넓히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9월 프랑스에 유럽 법인을 별도로 설립한 만큼 이를 축으로 유럽 시장 공략 확대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웹툰 플랫폼들의 해외 시장 선점 경쟁은 유럽만의 일은 아니다. 일본과 동남아 등 아시아, 미국·캐나다 등 북미에서도 현지 웹툰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의 경우 픽코마가 2020년부터 매출 1위로 치고 나간 가운데 네이버 계열의 라인망가가 부지런히 추격하고 있다. 동남아 역시 태국·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결 양상이다. 특히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웹툰'을 들고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먼저 시장을 선점하던 네이버와의 경쟁 구도가 뚜렷해졌다.

북미의 경우 단순 경쟁 구도를 넘어 향후 웹툰을 비롯한 양사 콘텐츠 사업의 전략을 살필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지난 2016년 북미에 설립한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축으로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후 2021년 네이버가 인수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웹툰은 물론 영화·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제작까지 확대하는 추세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엔터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를 2021년 인수했고, 지난해 양사를 통합해 웹소설-웹툰-영상 등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북미 시장에도 본격 접목 중이다.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국내 업체들의 남은 과제는 수익성 확보다.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조차도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영업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는 카카오 등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각 업체들은 1인당 평균 지불 금액(ARPPU) 등 전반적인 이용자 결제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결제이용자 비율이 안정적으로 늘면서 수익을 내고 있는 단계지만 해외는 아직 이를 위한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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