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기획 '극의 시대'] '평균 실종'된 한국 사회, 양극화·단극화 극복해야 '리부트' 가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23-01-03 05: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균 실종(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매년 10가지 키워드를 앞세워 한 해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해 온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제시한 올해의 첫째 키워드다. 소득의 양극화(bipolar)와 사회 갈등과 분열에 따른 단극화(unipolar)가 세계적인 현상이 되면서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23년 새해 고금리가 예상되면서 일부는 이자 소득이 늘고, 일부는 부채가 늘어나는 등 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게다가 사람들의 취향도 다 달라졌다. 이제는 각자가 너무 달라져서 평균을 내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지던 전향성이 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2023년의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이제 한국 사회는 더는 통상적인 평균의 기준이 무의미해졌다는 진단이다. 결국 평균을 뛰어넘는 대체 불가한 전략을 구사해야 우리 경제와 사회가 진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주경제’는 2023년 계묘년 한 해를 ‘극의 시대’로 설정하고 현상과 문제점, 해법 모색에 나선다. 경제계에서 특히 심화하고 있는 소비 및 소득,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비롯해 정치계의 거대 양당 체제의 폐해, 산업계의 시장 ·인력 양극화 현상까지 다뤄본다.
 
양극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특히 청년층에서 양극화 현상은 도드라진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월 실질소득은 957만원으로 하위 20%의 9.2배에 달했다. 정치적 양극화도 심각하다.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보수와 진보로 대변되는 정치적 이념 격차는 매년 더 벌어지면 벌어졌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경향은 젊은 층에서 특히 심각한데, 소위 ‘이대남’ ‘이대녀’ 등 성별에 따른 지지 집단 차이로 발현되고 있다.
 
단극화의 실사례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뚜렷하다. 단극화는 절대 우위를 가진 한 곳에 세력이 집중되는 현상으로, 플랫폼 시장의 승자 독식 구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온 국민의 소통을 멈추게 한 ‘카톡 대란’ 사건이 단극화의 나쁜 예다. 대체재로 네이버 라인과 텔레그램이 잠깐 부상했지만, 이미 형성돼 있는 네트워크 플랫폼의 극단화로 인해 우리는 여전히 카톡에 매달리고 있다.

이러한 단극화 현상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양극화와 단극화 현상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이 대체 불가능한 차별성과 다양성을 갖춘 풍요로운 사회로 리부트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