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2의 빌라왕' 사태를 막아라"…HUG 전세피해지원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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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임종현 기자
입력 2022-12-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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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법무사 등 전문가 상주…피해신청부터 상담까지 '원스톱 서비스'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민원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최근 ‘빌라왕’ 김모씨 사례처럼 빌라를 중심으로 한 전세사기 피해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김씨는 수도권에 빌라·오피스텔 1139가구를 매입한 상태에서 사망해 세입자 수백 명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과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빌라왕’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 대응 방안 설명회까지 개최하는 등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오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찾아 피해자 구제 현황을 살펴봤다.

HUG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수도권에서 전세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 건수는 786건이다. 11월에만 전국의 피해 세입자들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만 해도 1862억원에 달한다. 
 
◆평일 오전부터 민원인 북적···9월 말 지원센터 개소 이후 총 2240건 상담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지원센터 입구에 들어서자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적지 않은 민원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었다.
 
이곳은 지난 9월 1일 국토부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전세사기피해방지대책’ 후속 조치로 같은 달 28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지원센터는 전세계약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임차인을 대상으로 구제 및 지원프로그램 운영을 주요기능으로 하고 있고 △법률상담 △긴급임시주택지원 △전세사기 의심사례 접수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평균 30~40건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 9월 지원센터 개소 이후 현재까지 총 2240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지원센터에는 HUG 직원 5명과 인턴사원 3명을 비롯해 변호사 2명, 법무사 1명, 공인중개사 1명, 대한법률구조공단 직원 1명 등 13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서구가 보증 사고가 가장 많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일어난 보증 사고 277건 중 91건이 강서구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원센터에 찾아오는 민원인들이 모두가 강서구민은 아니다. 민원인의 약 20% 정도가 강서구민이고 나머지는 양천·구로·관악 등 인근 서울 지역부터 인천 등 지방 거주민들도 지원센터를 찾고 있다.

지원센터 관계자는 “인과관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빌라왕’ 사태 이후 상담 건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점검 차원에서 확인을 하러 오는 상담자들이 혼재돼 있었다.
 
화곡동에 거주하는 20대 김모씨는 ‘빌라왕’ 사태를 뉴스에서 보고 본인 거주지 상황을 파악한 뒤 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지난해 5월 빌라를 계약한 김씨는 같은 해 7월에 집주인이 본인 사망 당일까지 다른 빌라를 계약한 사실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씨는 “결국 집주인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집주인이 빌라·오피스텔을 240여 채 보유하고 있었고, 주택 보유 규모는 ‘빌라왕’보다 적지만 너무나 똑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부, ‘부동산 소비자 보호기획단’ 발족···元 “1%대 이율로 가구당 최대 1.6억원 지원”
 

전세피해 및 사기의심사례 접수 신청서.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전세 피해 상담은 인터넷 사전 예약을 통해 서류를 미리 작성해 방문하면 대기시간 줄일 수 있다. 인터넷 예약이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은 계약서를 갖고 직접 현장을 방문해 대기순번대로 상담을 진행하면 된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모의로 상담을 받아봤다. 서류를 1차로 작성하면 피해 유형을 HUG 직원들이 분류해 피해입증심사를 한다. 이후 유형별 전문가 상담을 곧바로 연결해주는 순서로 진행됐다.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까지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원스톱 상담이 가능했다.
 
강현정 HUG 전세피해지원센터장은 “가장 많이 접수되는 피해 사례는 무자본 갭투기·소위 ‘깡통 전세’로, 신축빌라 등을 무자본 매입해 보증금 편취하는 행위가 해당한다”고 말했다.

HUG는 △무권계약 △이중계약·허위계약 △우선변제권 침해 △무자본 갭투기·깡통 전세 △중요사항 허위·미고지 △문서 위조 △불법·탈법 중개행위 등의 7가지의 전세사기 유형을 분류해 대응하고 있다.
 
한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정부 대응방안 설명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1660억원을 반영, 예산안이 확정되면 1%대의 저이율로 가구당 최대 1억6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값 담합 등의 시장 교란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오는 27일에 부동산 소비자 보호기획단을 발족할 예정”이라며 “기획단은 전세 피해 지원센터에 접수되는 피해 사례에 대한 조사 분석을 거쳐서 2개월마다 수사 의뢰를 하는 등 전세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국토부-경찰청 합동··특별 단속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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