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의 귀환] 내년 경영 전망도 깜깜…구원투수로 나선 '재벌집'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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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12-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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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신유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사진=각사]


최근 오너들의 귀환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당면한 경영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복합 위기에 구원투수로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등판하는 양상이다. 강력한 오너십으로 그룹을 진두지휘해 조기에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내년에는 우리 경제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주요 기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1%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어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제성장률이 1.8%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내년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면서 올해 대비 성장률이 소폭 둔화할 것”이라며 “주요국 성장세가 약화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고환율 등으로 순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오너들의 경영 복귀는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두드러진다. 실제로 오너의 과감한 결단력으로 난관을 정면 돌파한 과거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이다.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점유율이 내리막길을 걸었고 회사는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애플이 6개월 내 파산할 것’이란 시장 평가가 나왔지만 잡스는 이러한 평가를 뒤엎고 아이팟, 아이폰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애플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국내에선 SK그룹과 CJ그룹이 오너 복귀로 '퀀텀점프'를 이룬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2013년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으면서 '오너 경영 공백'이란 리스크가 발생했다. 최 회장이 자리를 비운 2년 7개월 동안 대규모 투자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인수합병(M&A)을 수차례 포기하거나 합작 사업을 중단해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15년 최 회장이 업무에 복귀한 뒤 SK그룹은 공격적으로 돌변했다. 2015년 11월 OCI머티리얼즈를 시작으로 2016년 동양매직, 2017년 LG실트론 등 5년간 30여 건에 달하는 M&A를 잇달아 성사시켰다. 2018년엔 SK하이닉스와 도시바 지분을 사들이는 데 4조원대 자금을 투입했다. 

CJ도 2017년 이재현 회장 복귀 후 '그레이트CJ'란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투자 본능'을 되살렸다. 당시 CJ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 이상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까지 총 10건 이상 해외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며 매출 성장을 일궜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4년엔 19조원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경영 복귀 이후인 2017년엔 27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뒤 지난해 34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한편에서는 사회적 물의를 빚고 물어났다 슬그머니 복귀하는 오너들도 있다. 권원강 교촌치킨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십 부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 성장전략을 짤 때 문제가 된다"면서 "현재와 같은 복합 위기 상황에서 빠른 의사 결정과 새로운 혁신이 필요할 때에는 일반 경영 능력 이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오너 귀환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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