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 국산 백신·치료제 개발 연이은 포기... 정부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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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2-12-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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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3년째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백신·치료제 개발 열풍이 빠르게 잦아들고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백신·치료제를 개발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 후 2년 넘게 계속된 정부의 '백신 주권' 외침이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실제로 셀리드는 지난 9일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AdCLD-CoV19-1’ 2b상 개발을 조기 종료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확산으로 국내외 항체 보유율 및 백신 접종률이 증가해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대웅제약도 이달 9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카모스타트’(DWJ1248) 국내 임상 3상 중단을 선언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3월에도 카모스타트로 경증·중등증 대상 2·3상을 중지했다. 이외에 동화약품, 대원제약, 종근당, 일양약품, 부광약품, 제넥신, HK이노엔 등도 앞서 개발을 포기했다. 

지난해 9월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인 셀트리온 '렉키로나'가 품목허가를 받은 후 1년이 지났지만 치료제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탓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이미 렉키로나의 신규 생산을 중단했다. 백신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이 유일하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업계의 개발 동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은 미진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제약바이오를 국가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돈이 없어서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 못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제36회 약의 날' 기념식에서도 윤 대통령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은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미래 신산업"이라며 "산업을 지원하고 규제를 혁신할 것"이라고 지원을 재차 약속했다. 

그러나 업계가 요구하는 대대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업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정부 지원까지 지지부진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제까지 쌓아온 성과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지난 2년이 넘는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 동안 정부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팬데믹 초기 백신 수급은 늦었고 백신·치료제 개발도 선진국들에 비해 한참이나 뒤처졌다.

미국은 보건의료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국립보건원(NIH)이 있다. 일본은 2015년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설립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제약바이오 사업과 예산 등을 총괄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이번 팬데믹에서 R&D 능력을 입증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1년 만에 개발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도 2여년 만에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선보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등 진단키트 기업들은 글로벌 진단시장을 선도했다.
 
정부는 제약바이오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점찍었다. 앞으로 맞이할 또 다른 감염병 위기로부터 국민의 건강주권 보호를 위해 어느 때보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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