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OTT 업계 키워드는 '생존'..."규제 개선과 지원책 마련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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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12-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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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OTT 진출 대응해 콘텐츠 제작비 투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 성공한 오리지널 콘텐츠 등장...경쟁력 있지만 투자비 감당 어려워

  • 해외 진출 기반 마련, 낡은 규제 개선, 제작비 공제율 확대 등 필요

12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내 OTT 산업의 현재와 지속성장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OTT포럼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 OTT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애로사항과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이상우 기자]

2023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국내 사업자는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이동통신 3사와 합종연횡할 전망이다. 늘어나는 제작비 투자와 글로벌 OTT의 광고 요금제 도입 등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에 OTT 업계에서는 2023년 키워드를 '생존'으로 꼽았다.

12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내 OTT 산업의 현재와 지속성장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OTT포럼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OTT 플랫폼·제작사 등 업계 관계자, 과기정통부·문체부·방통위 부처 담당자,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해 국내 산업 현황과 개선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인영 의원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OTT에 대한 법적 지위가 마련됐지만, 잠재력에 부합하는 만큼의 지원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글로벌 OTT 사업자와의 수익 배분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K-콘텐츠의 주축인 국내 OTT 기업과 콘텐츠 제작사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통적인 방송 산업과 동반 성장하는 정책 방향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축사에서 "새로운 플랫폼 등장은 시장 변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쟁도 가져왔다. 우리나라는 ICT 인프라와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 OTT 시장에서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렸다"며 "정부도 영상비, 전기통신사업법 등을 개정해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시청자 권익과 산업 활력을 위한 체계적인 법제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국내 방송광고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국내 방송광고의 경우 전통 미디어에 맞춘 규제로 인해 광고 형식이나 품목에도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네거티브 방송광고 체계를 도입해 신규 플랫폼 사업자와 전통 미디어 사업자의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창희 연구위원은 "(OTT 산업 진흥과 관련해) 현재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전통 미디어에 적용된 규제를 개선해 대응해야 한다"며 "전통 미디어 산업과 OTT의 상생을 위해 규제를 덜어내면 상생할 수 있는 콘텐츠 산업 기틀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연구위원은 인력 양성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술(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등을 지원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반 환경을 만들고, 기존 인력 재교육을 통한 성장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해외 대형 플랫폼 사업자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 OTT 시장에서 이동통신사와 OTT 플랫폼의 합종연횡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가 최대 사업자를 유지하고, 국내 주요 플랫폼이 성장하는 1강 3중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업계 핵심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2022년 국내 OTT 사업자는 돼지의 왕(티빙), 약한영웅(웨이브), 좋좋소(왓챠, 올해 시즌4부터 오리지널로 편성) 등 주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유건식 소장은 "드라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은 예능 콘텐츠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는 전략도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년에는 웹툰과 드라마의 연계로 미디어 믹스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며, 스포츠 콘텐츠도 신규 가입자 유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성장, 내년은 생존...콘텐츠 수출 지원·제작비 세액공제 등 필요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콘텐츠 제작 업계 관계자들은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도 글로벌 수준으로 늘었다. 일례로 CJ ENM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감소의 이유로 콘텐츠 제작비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석봉 JTBC 미디어정책담당은 "과거에는 드라마 제작에 편당 2억원이 투입됐다면, 최근에는 7억원으로도 부족하다. JTBC 계열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수리남은 편당 55억원 규모"라며 "국내 콘텐츠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규모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인구 5000만명 수준의 제작 투자를 글로벌 수준으로 늘릴 수밖에 없다. 산업계의 경우 KOTRA를 통한 해외 진출 지원이 있다. 이와 유사한 방송·미디어 관련 기구를 세우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고창남 티빙 대외협력국장은 "2022년은 성장을 위해 투자를 많이 했지만, 2023년에는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해외로 콘텐츠를 수출하더라도 자막 제작 등에 편당 70만원가량 소요된다. 넷플릭스의 경우 시리즈물 에피소드 기준으로 10만편이 넘는 콘텐츠가 있는데, 이런 규모의 비용이 글로벌 경쟁에서 소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장을 위한 비용 지출은 적자로 이어졌는데,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내년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OTT 자율등급제 등 성장을 위한 규제 해소가 있었다면,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확대 등 생존을 위한 지원도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OTT 진흥 적극적...낡은 규제 완화하고 산업간 균형 맞출 것
이동정 과기정통부 방송진흥기획 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전통 미디어에 대한 낡은 규제를 보완하고, OTT에 대한 신규 규제 마련이 아닌 기존 방송 규제를 완화하는 형태로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11월 18일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산업혁신 및 글로벌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OTT 플랫폼과 오리지널 콘텐츠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OTT 어워드를 통해 전 세계에 국내 플랫폼과 콘텐츠를 알릴 계획이다. 또 현지화를 위한 자막·더빙 등은 관련 인공지능 기술을 발굴해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문체부 최재원 방송영상광고과장은 "업계에서 요구하는 공제율 상향 등에 공감하고 있다"며 "내년 관련 예산을 1200억원 정도 확보했으며, 기획개발, 제작, 후반작업, 해외진출, 인력양성 등 짜임새 있는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헌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국내 OTT 산업의 발전을 위해 법 체계 개편과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방통위도 미디어 분류체계를 재편하고, 기존 규제를 합리화하는 등 산업 혁신과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하 통합 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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