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악화 우려에...금융당국, 기초자산까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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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2-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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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금융 비중 큰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모니터링

  • 50조원+α 지원책에도 단기자금시장 여전히 불안감

  • "금융권 리스크 전이 가능성 낮지만...우발부채는 우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들 [사진=연합뉴스]

자금시장 경색의 진원지이자 금융시장의 취약 부문으로 손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에 대한 부실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위험성이 큰 부동산 PF 사업장 현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ABCP의 기초자산까지 들여다보면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부동산금융 비중이 큰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부동산 PF 익스포저(리스크에 노출된 금액)를 살펴보고, 추후 유동성 위험 노출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PF ABCP는 특정 부동산 개발사업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한 대출채권이 기초자산이다. 시행사의 경우 신용도가 낮아 시공사와 금융사가 신용을 보강하거나 유동성을 지원하는 식으로 PF에 참여한다. 특히 금융사 중 증권사가 신용보강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PF 참여로 미래 분양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분양 성과가 저조하거나 사업성이 악화되면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PF 사업장이 어려워지면 신용공여에 나선 증권사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부동산 PF의 신용공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본적정성, 유동성 지표가 악화됐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21조원, 시공사 신용공여 규모는 15조3000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자금시장 경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50조원+α’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단기자금시장에선 아직 불안감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PF는 사업 단계에 따라 여러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최근 나타난 부동산 PF ABCP 리스크는 사업기간은 긴 데 비해 자금조달을 단기로 가져가면서 발생하는 차환 위험이다. 실제로 10∼11월 차환 과정에서 만기구조가 3개월 단위에서 1∼2개월 등으로 단기화하는 사례가 나타나 증권사 자산건전성 변동이 커지고 있다. 또한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전환하거나 본PF가 종료되는 시점에서도 위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 만기 도래에 따른 시장 수요에 맞춰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약 3000억원 규모의 PF ABCP가 매입됐다. 총 5개 증권사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금융권과 시행사, 시공사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체로 확산되지 않게 예의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시장안정조치 발표, 금융사 재무 현황에 대한 감독 강화 등 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감안하면 이번 유동성 리스크가 단기간 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부동산 경기 둔화로 우발부채의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점은 향후 (증권사) 자산건전성에 부담 요인이다. 우발부채의 현실화, 레버리지의 역습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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