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트남증시 급락, 중국과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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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12-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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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증권사 트레이더[사진=베트남통신사]


올해 베트남증시의 급락이 과거 중국의 경우를 방불케 한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21년 한 해 동안 베트남증시의 대표 지수인 VN지수는 35.7%라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나, 올해는 고점 대비 40% 가까이 떨어지면서 지난 달 15일에는 2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VN지수는 이후 20% 가량 반등해 1000 포인트(p)를 넘어섰으나 작년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표면적인 증시 하락 요인을 꼽자면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증시 공통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베트남의 부동산 시장 불안 및 사정 바람이 올해 베트남 증시의 급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5일(현지시각) 지적했다.

2015년 중국증시 급락 사태를 떠올리는 대목이다. 당시 상해종합지수는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한 가운데 2015년 6월에는 5000포인트를 돌파했으나, 시진핑 정부의 사정 바람과 규제 강화를 통한 디레버리징(유동성 축소) 여파에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1년도 채 안돼 고점 대비 절반인 2600포인트 수준까지 급락한 바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사정당국은 채권 법규 위반 등의 혐의로 주요 은행 임원들을 구속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자극했고, 이는 투자자들의 채권 조기 환매로 이어지면서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기업들조차 채무 롤오버(차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에 베트남채권시장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베트남 회사채 발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리스톨대학의 재무 강사 뚜언 호는 올해 베트남 증시의 조정은 투자자와 부채 과다 기업들 모두가 자신을 체크할 수 있는 건강한 조정이었다면서도, 사정당국의 반부패 운동으로 증시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흔들릴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놀랐던 것은 디레버리징의 속도였다"며 "일부 이벤트들 때문에 사람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그것(디레버리징)을 해야 했다. 그것은 정말 충격이다"고 언급했다.

사정 대상이 된 것은 은행만이 아니다. VN지수 시총의 약 20%를 차지하는 부동산업종 역시 응우옌푸쫑 당 서기 주도 하의 사정 여파에 업계 주요 인물들이 구속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사정 당국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자금 조달 및 기타 중요 결정을 회피하게 됐다고 닛케이아시아는 보도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 주 기업 간담회에서 베트남 정부가 "정치적 안정과 사회 지도를 보장해서 모두가 법에 따라 평화롭게 살고, (경제를) 건전하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 및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베트남 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부동산 등 주요 영역을 겨냥한 베트남 정부의 사정 바람까지 더해지면서 베트남 증시가 추가적으로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이다. 

닛케이아시아는 베트남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당 서기와 중국 서열 1위인 시진핑 당 서기가 "모두 전례없는 3연임을 하고 있다"며 "당과 대기업 내의 부패 관리 척결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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