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가상 세계에서 지켜야 할 단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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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2-1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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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수응 아리아스튜디오 대표

채수응 아리아스튜디오 대표 [사진=아리아스튜디오]

컴퓨터가 극장이 된 지 오래다. 초연결사회, 우리는 영화, 드라마, 방송, 게임과 공연, 전시도 온라인으로 스트리밍돼 모두 같은 인터넷상에서 경쟁을 하는 가상 세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몰입감을 주기 위해 온갖 다양한 매체 형식에 자극적인 소재와 비주얼, 신기술 등을 더하지만 무의미한 시간 소비와 소통의 부재를 초래하고 있다. 
 
소비할 콘텐츠 분량은 늘어났지만 정작 플랫폼 알고리즘의 선택에 이끌려 킬링타임만 할 뿐 이전처럼 울리는 감동을 주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롱폼 콘텐츠에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콘텐츠의 무의미한 양적 팽창만 겪고 있는 셈이다.
 
관객에게 단순한 선택을 요구하는 건 진정한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없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구조는 우리의 두뇌와 마음, 지적 자극을 위해 무엇이 존재하는지, 실제 무엇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언어 대화를 하는 것처럼 인식시켜주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에 캐릭터(인물)는 스토리텔링의 필수 요소이고, 우리는 캐릭터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나 문학, 연극 등 캐릭터 모델이 어떻게 보이는지 잘 정립된 미디어가 분명히 있지만 상호작용에서는 더 새롭다. 인터랙티브 콘텐츠에서는 캐릭터를 AI(인공지능)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으로 표현하고, 관객과 관계를 고려해 지속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게임업계는 온라인 멀티 플레이어 게임 때문에 이에 대해 몇 년 동안 진행되는 끈질긴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작법 프로세스를 반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제작 과정을 없애준다.
 
급변하는 기술과 시장의 지형도 속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의 매력적인 캐릭터 브랜드 이미지 구축도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화형 AI 버추얼 휴먼 캐릭터와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것.
 
최근 기업들은 인간의 모습을 닮은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을 등장시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넘어 텔레비전 광고와 실시간 소통 판매(라이브 커머스), 아이돌 걸그룹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가상인간 시장 규모는 2조4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2025년 시장 규모는 14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 사람다운 버추얼 휴먼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인간을 흉내 내는 시각적 언어보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스토리 언어다. 하지만 상호작용을 요구하는 스토리 언어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자들은 보여주기식 시각적 언어를 탐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든 세대와 호흡하며 콘텐츠를 생산하고, 팬덤을 생성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콘텐츠 장르를 불문하고 찾아주는 충성도 높은 고객 그룹을 창조해내려면 관객과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형 AI 버추얼 휴먼은 이야기 플롯이 없이도 몇천만 명이 넘는 동시 접속 시청자들과 양방향 대화를 혼자서 대응할 수 있고, 수많은 갈래의 결말을 사전 제작해야 하는 이전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방식을 탈피할 수 있다.
 
소중한 통찰을 가진 인공지능과의 대화는 올바른 총체성을 가진 개발자와 관객들을 만났을 때 빛을 발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다 같이 참여해 개발해야 하고, 이를 버추얼 휴먼 배우와 관객이 협연하듯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콘텐츠와 플랫폼이 중요하다.
 
아직까지 완벽하게 문학의 미묘함을 분석해내는 인공지능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것이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정작 우리가 찾는 것은 고도화된 대화형 인공지능이 아니고 시시각각 변모하는 세상 앞에 또렷이 내세워야 할 자기 자신을 견고하게 하기 위한 상호작용이다.
 
결국 이 가상 세계에서 지켜내야 할 것은 오직 하나뿐인 자신의 총체성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 자칫 잃어버릴 수 있는 자신이라는 고유성과 그 대화 과정에서 거울이 되어주는 소중한 이들을 함께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 벌써 5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 쥐고 있던 스크린을 잠시 내려놓고 소중한 이들의 얼굴을 보며 손을 잡고 상호작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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