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최초 상업화' 삼양이노켐 이소소르비드 공장 가보니···모든 공정 자동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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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11-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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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추위’라는 말이 무색하게 포근하고 화창한 날씨를 보인 16일 전북 군산시. 국내 최초 이소소르비드 상업화 생산공장이 있는 삼양이노켐은 활기로 가득했다. 준공식 행사를 준비하는 임직원과 행사에 초대받은 내빈들이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작 2만3000㎡(7000평), 4층 규모의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 내부에서는 임직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정을 따라 이어진 배관 등 300개가량의 설비만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장재수 삼양이노켐 생산기술총괄은 “통제실에서 직원 2~3명이 설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어 직원들은 순찰이나 점검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이곳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소소르비드는 석유 기반의 소재 대신 PET, 폴리우레탄, 폴리카보네이트, 에폭시 등 다양한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이소소르비드의 원료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솔비톨이므로 이를 활용해 만든 플라스틱은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한다. 기능적으로도 내구성·내열성 등이 뛰어나 주로 식품 용기, 자동차 내·외장재, 전자제품 외장재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
 

전북 군산시 삼양이노켐 이소소르비드 상업화 공장 내부. [사진=장문기 기자]

안전모를 착용한 채 건물 외부 철제 계단을 통해 4층으로 진입했다. 이소소르비드 생산의 첫 번째 공정을 담당하는 반응기 3대가 서로 거리를 둔 채 자리하고 있었다. 직경 3m 정도의 거대하지는 않은 설비지만 위아래 길이가 긴 탓에 3층과 4층에 걸쳐 배치됐다.

여러 대의 반응기가 배치된 이유는 반응공정에 5~6시간가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3대의 반응기는 각자 솔비톨을 반응하는 공정을 거친 뒤 서로 번갈아 가면서 다음 공정으로 원료를 보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반응공정 이후에는 100% 순도의 이소소르비드를 만들기 위해 증류·결정화·정제공정을 차례로 거친다. 증류공정은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이소소르비드와 부산물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곳에서 90% 이상의 순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삼양이노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후 결정화·정제 단계를 거쳐 100만분의1 단위의 불순물까지 걸러낸 이소소르비드는 농축공정을 거쳐 순도 100%의 투명한 액체 상태의 이소소르비드가 된다. 삼양이노켐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이소소르비드를 액체 또는 고체 상태로 공급한다. 농축공정을 마친 뒤의 이소소르비드는 액체 상태이므로 액체 제품은 그대로 탱크에 저장됐다가 출하된다.

현장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고체 이소소르비드 제품화 공정이 이뤄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는 습기를 통제하기 위한 설비가 있었고, 그 내부에서 매우 얇게 펴진 흰색 고체가 10m 길이의 컨베이어벨트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 ‘플레이크’라고 불리는 이 이소소르비드 고체는 컨베이어 벨트 끝에 다다르자 잘게 쪼개지며 저장 용기로 떨어졌다.

장 총괄은 “이소소르비드가 녹은 상태에서 벨트에 올라오면 벨트 밑에서 냉각수를 이용해 고체로 만든다”며 “이소소르비드는 흡수속성이 좋아 플레이크를 밖에 내놓으면 수분을 머금어 액체가 되기 때문에 공정이 제습실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삼양이노켐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 내 제품화 공정 설비에서 이소소르비드 고체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장문기 기자]

원료인 솔비톨을 반응기에 넣은 뒤 여섯 가지 공정을 모두 거쳐 이소소르비드로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4시간이다. 삼양이노켐이 연간 생산할 수 있는 이소소르비드의 양은 1만5000t(톤)이다. 회사 측은 향후 화이트바이오 시장 성장에 발맞춰 점진적으로 공장을 증설하고 저탄소 산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삼양그룹의 화학사업을 총괄하는 강호성 삼양사 대표 겸 화학그룹장은 “두 번째 생산라인을 위한 부지도 확보한 상태”라며 “(시장 성장에 따라) 2025년쯤에는 2공장이 가동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군산시 삼양이노켐 이소소르비드 상업화 공장 전경. [사진=삼양이노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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