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대란] 바람 잘 날 없는 금호타이어 '존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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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2-11-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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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감당할 수 없는 채무 발생으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올해만 해도 600억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2000억원 넘는 채무 조달책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모기업인 중국 더블스타는 자금난을 겪고 있어 금호타이어의 실탄 마련에 도움을 줄 여력이 없다. 수년째 이어진 자금난과 고금리 영향으로 대출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연이은 악재에 금호타이어가 또다시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면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의 책임론도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통상임금 파기환송심에 따른 우발 채무로 위기감에 휩싸였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로 인수된 이듬해인 2019년 영업이익 57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으나 2020년과 2021년에는 영업손실을 각각 45억원, 415억원 냈다.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46억원 흑자로 전환된 반면 누적 순손실은 695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기준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1097만원이다. 그럼에도 보유 중인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3분기 기준 2004억3422만원이다. 

자금난으로 신용도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권 대출 심사까지 강화되는 추세여서 통상임금 채무액 마련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자금조달 금리가 5%에 육박해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도 채무 조달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의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자를 모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50년 된 광주공장에서 벗어나 신공장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3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올해 최첨단 설비 신설이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결국 모기업인 중국 더블스타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이후 별다른 투자유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더블스타의 재정 상황 역시 좋지 않아 쉽게 지원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더블스타는 내년 7월 이후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6463억원에 인수했으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추가 지원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블스타의 순이익은 2017년 1억 위안(약 188억원)을 돌파한 뒤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은 3억2030만 위안(약 601억4627만원)으로 집계됐다. 손실 폭은 전년 대비 928% 늘었다. 올 3분기 기준 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다. 

업계는 최악에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렇게 되면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의 책임론도 불가피해 보인다. 전대진 금호타이어 전 대표는 2019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11일 7년여 동안 진행된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후임으로 수장 자리에 오른 정 사장 역시 이번 소송으로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금호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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