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어음 1.66배 급증… 유동성 확보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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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11-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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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자본 4조 이상 IB만 발행 가능

  • 연 8%대 특판까지 선봬 '고육지책'

여의도 증권가. [사진=아주경제 DB]


대형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규모가 지난해보다 1.6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과다. 일부 증권사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연 8%대 금리의 발행어음 특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발행어음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예치잔액은 12조3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평균 7조4646억원보다 1.66배 많은 규모다. 계좌수는 500만좌로 지난해 361만좌보다 35% 증가했다.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인 발행어음은 기업대출 및 채권,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며 모험자본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다양한 이점을 가진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충족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곳만 취급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개사가 해당한다. 자기자본 대비 200% 한도에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10조6000억원)은 약 21조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7조2000억원)은 14조원, KB증권(5조8000억원)은 11조원까지 가능하다.
 
발행어음 잔고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의 9월말 기준 발행어음잔액은 4조4232억원으로 전년말(4365억원)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은 5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58.8%(약 2조원), KB증권은 6조7844억원으로 51.6%(2조3099억원) 증가했다. 발행어음 잔고가 가장 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12조1990억원으로 지난해(8조3719억원)보다 45.7% 늘었다.
 
발행어음 규모뿐만 아니라 금리도 조금씩 높아지는 모습이다. 최근 KB증권은 연 6% 약정식 선착순 특판 발행어음을 출시했으며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연 수익률 5.2% 발행어음(6개월물)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연 8%에 달하는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달 증권사 1년물 발행어음 금리는 평균 5%대였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에 공격적으로 임하게 된 건 유동성이 그만큼 위축됐다는 걸 방증한다. 앞서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인해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됐다. 이후 PF ABCP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관련 사업을 해왔던 증권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고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발행어음 특판에 나서거나 규모를 늘리는 건 당장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한계에 다다랐다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는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해석하는 편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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