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노력, 특별한 팬덤·완성도…K-콘텐츠엔 K-DNA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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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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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콧 맨슨 하이브아메리카 대표 "레이블 생명 불어넣는 韓 팬덤 놀라워"

  • IP 산업 세계화 위해선 '그 콘텐츠를 왜 봐야 하는가' 대한 당위성 가져야

  • 아르떼뮤지엄서 선보인 실감 콘텐츠, 개인 구독 서비스 발전 가능성 높아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라이선싱 콘 2022’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상대방과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K-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재해 있는 ‘K-DNA’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선보이면 됩니다. 예컨대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른 게 중요했죠.”

스콧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비즈니스 솔루션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라이선싱 콘 2022’ 기조연설에서 한국 콘텐츠의 강점으로 ‘K-DNA’를 꼽았다.

맨슨 대표는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팝스타가 속한 SB 프로젝트에서 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유튜브 콘텐츠 ‘저스틴 비버 : 시즌스’ 등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SB 프로젝트가 속해 있는 이타카 홀딩스가 하이브에 인수되면서 하이브 아메리카 사업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서양과 동양 음악 산업을 모두 경험한 맨슨은 한국 콘텐츠의 강점을 명료하게 설명했다.

◆ IP 산업 최신 흐름 공유한 ‘라이선싱 콘 2022’

콘텐츠 IP(지식재산권) 산업의 최신 흐름과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콘퍼런스인 ‘라이선싱 콘 2022’이 지난 11~1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라이선싱 콘은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K-콘텐츠 IP의 비즈니스 모델 제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는 국내외 선도 IP 비즈니스 기업과 연사가 참여해 글로벌 콘텐츠 IP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했다.

맨슨 대표가 꼽은 ‘K-DNA’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그는 “K-팝은 아티스트를 만들기 위해 다른 국가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인다”며 “하이브는 아티스트를 데뷔시키는 데 필요한 준비 기간이 3~4배 정도 길고, 비용은 12배 정도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K-DNA’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팬이다. 맨슨 대표는 “K-팝 팬덤은 특별하다”며 “미국 팬덤도 특별한 분이 많지만 지난 2년간 하이브 아메리카에서 근무하면서 본 한국 팬덤은 특수하다. 아이돌 그룹과 팬 한 명 한 명의 교류뿐만이 아니라 팬들 간 교류가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맨슨 대표는 “일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 가운데 하나는 하이브가 팬을 존중한다는 것”이라며 “아티스트 데뷔 초기 단계부터 팬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한다. 레이블을 만들고 가수를 배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레이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에는 팬의 역할이 크다”고 짚었다.

‘K-DNA’는 계속 진화 중이다. 영화 ‘범죄도시’와 ‘롱리브더킹’을 만든 강윤성 감독은 라이선싱 콘 2022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며 “남북한 문제에서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만 이해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반면에 전 세계가 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감독은 “결국은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파친코’처럼 이야기가 주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스콧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비즈니스 솔루션 대표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IP 산업 전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

‘라이선싱 콘 2022’에서는 세계적인 제작자들이 경험을 공유했다.

데이비드 메이젤 마블 스튜디오 초대 회장은 “세계관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확실한 IP가 있어야 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악당이 필요하다”며 “영웅 이상의 의미,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의미를 관객에게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젤 초대 회장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왜 그 콘텐츠를 봐야 하는지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입소문이 잘 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진출하려는 국가에 맞는 맞춤 전략도 중요하다. 줄리앙 파브르 유비소프트 트랜스미디어(IP 비즈니스) 글로벌 디렉터는 “콘솔 비디오게임을 넘어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국가와 협력했다”며 “일본에서는 비디오게임으로 팬들을 끌어들이기 힘들어 일본의 망가 회사와 협력했다. 중국에서는 그들의 역사를 다룬 소설을 출간했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도 세계 진출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이성하 크래프톤 VP는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업데이트할 때 웹툰 등을 통해 세계관을 함께 공개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왜 배틀 그라운드를 하는 걸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펍지 유니버스’를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독창적인 한국 콘텐츠의 세계 진출도 계속되고 있다. 이성호 디스트릭트 코리아 대표는 “"사람에게 현실감 있는 가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미디어 기술인 실감콘텐츠의 대중화가 목표"라며 "국내에 제주, 강릉, 여수에 이어 지난 10월 홍콩에 아르떼 뮤지엄을 열었다. 내년 초 중국 쓰촨성 청두를 시작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뉴욕에 뮤지엄을 열 예정이다. 중국 청두시의 판다 등 지역을 대표하는 소재를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를 아르떼뮤지엄에 잘 녹여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실감 콘텐츠는 나아가 개인의 구독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TV를 보지 않을 때 검은 화면 대신 실감 콘텐츠가 나오면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액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콘텐츠 IP 육성과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마련됐다. 11일에는 기획 개발을 완료한 신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우수작을 선정하는 애니메이션 부트캠프 데모데이를 진행했다. 심사를 통해 우수 작품 총 4편을 선정했으며, 이 중 최우수작은 상금과 함께 내년 애니메이션 초기 본편 제작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피칭, 1대1 상담 등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콘텐츠 IP에 대해 사업화 기회를 제공하는 콘텐츠 IP 사업화 상담회 △우수 중소 콘텐츠 기업과 대기업 간 협업 사례 발표와 IP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는 IP 라이선싱 빌드업 △종사자와 기업 대상 콘텐츠 저작권 관련 법률 세미나 등 다양한 B2B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국내 콘텐츠 IP에 대해 사업화 기회를 제공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콘텐츠 IP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지형과 가치사슬 변화에 대응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며, “콘텐츠 IP 산업전을 통해 우수한 국내 IP들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르떼뮤지엄 제주 전시 전경 [사진=아르떼뮤지엄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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