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한파' 거세진다] 高물가 당분간 안 내린다… 근원물가 21년만에 최대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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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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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원물가 연간 상승률...외환위기 이후 최고 가능성↑

  • 물가 정점 지나도 높은 수준 계속...소비 타격 불가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물가가 심상치 않다.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올해 들어 10월까지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일각에선 '7월 물가 정점론'이 나오지만, 내년에도 지금의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까지 근원물가 3.5%↑...멀어진 '물가 정점'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달 106.09(2020년=100)를 기록했다. 작년 누계 대비 3.5% 뛴 것이다. 이는 10월 누계 기준으로 2001년(3.6%) 이후 21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기후·전쟁 같은 일시적 충격에 따라 가격 등락폭이 큰 항목을 제외한 337개 품목으로 작성한 것으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낸다. 전 세계 물가 상승을 부추긴 석유·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제외하고도 한국 경제 전반의 물가 흐름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0월 월간 기준으로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2% 뛰었다. 2008년 12월(4.5%)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한 것이다. 월간 지수 상승률은 지난 8월 4.0%로 올라선 뒤 9월 4.1%, 10월 4.2%로 점차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 올해 남은 기간 계속되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 

근원물가가 오른다는 건 물가 상승 요인이 공급 측면에서 수요 측면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국제유가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 외부 공급 요인을 제외하고도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고물가 추세가 계속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는 가격이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며 물가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6.0%, 7월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은 뒤 8월 5.7%, 9월 5.6%로 둔화하다가 10월 5.7%로 석 달 만에 오름세를 재개했다. 널뛰는 물가가 지난 7월 이후 다소 가라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5%대 중후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기간 전체 물가 상승률 가운데 개인 서비스 기여도는 7월 1.85%포인트에서 10월 1.97%포인트로 확대됐다.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 5%대 지속"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분간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는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이후 "앞으로 물가 상승세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 기간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역시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을 반영하는 개인 서비스 물가는 당분간 6%대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고물가 상황은 결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 역시 가속페달을 밟게 된다. 계속된 고물가 상황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진 가운데 대출금리 부담까지 커지면서 올해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까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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