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실종사건] '맹모'도 발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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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10-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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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가을 이사철이 실종됐다. 통상 주택시장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금리 급등이라는 부동산 대형 악재에 계절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 거래가 역대급 가뭄을 보이면서 서울 3대 학군지(대치동·중계동·목동)가 속한 강남구, 노원구, 양천구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도 크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72건으로 지난 9월(594건)과 비교해 71%가량 급감했다. 지난해 거래량(10월·2195건)의 약 8% 수준이다. 이달 거래량은 아직 집계를 마치지 않아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전체 거래량이 200건을 밑돈 것은 관련 통계작성이 시작된 2006년 1월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대치동 학원가'가 있어 전국 각지의 '맹모'들이 모인다는 강남구도 거래 빙하기에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이달 아파트 매매거래가 5건에 불과해 전년 동기대비 95.9%나 급감했다. 강남구와 함께 '강남 4구'로 불리는 서초구(6건), 송파구(12건), 강동구(5건) 등도 극심한 거래 절벽 현상을 보였다.
 
중계동과 목동 학원가가 위치한 노원구와 양천구의 이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12건, 1건을 기록했다. 이외 마포구 4건, 동작구 9건, 용산구 5건, 중랑구 7건, 중구 3건, 종로구 3건, 성동구 13건 등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래 건수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임대차 시장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10월 서울 전월세거래량은 8195건으로 지난달(1만4623건)과 비교해 44% 급감했다. 지난해 10월(2만60건)과 비교하면 59.2% 줄어든 수치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월세 거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대표적으로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10월 1889건에서 올 10월 604건으로 68%가량 줄었고, 강동구의 경우 1495건에서 387건으로 7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노원구(1588건→697건), 서초(1210건→519건), 송파구(1892→716건), 양천구(1151→550건), 용산구(368→184건) 등도 거래건수가 대폭 줄었다.
 
가을 이사철 특수와 함께 학군지 쏠림 현상이 사라진 이유는 금리인상, 학령인구 감소, 학군지 다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맞물린 탓이 크다.

강남구 대치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새 학기와 신년 이사철 수요가 맞물리는 9~10월은 임대시장이 1년 중 가장 활발해야 정상"이라며 "대치동은 학군지를 중심으로 단기임대 수요도 많았는데 올해는 문의조차 없다. 시장이 예전같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국제학교, 외고, 특목고 등 대체 선택지가 늘어나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재택, 워케이션 근무 등 부모들의 업무형태가 다양해져 과거만큼 강남 8학군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다"면서 "학령기 인구도 가파르게 줄고 있어 앞으로는 학군이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과 가격을 주도할 수 있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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