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한국GM 미래···'전기차 국내 생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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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2-10-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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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국내 완성차 제작사인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는 '마이너 3사'로 지칭되기도 한다. 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 완성차3사는 국내 입지를 확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GM은 더 큰 노력에 나서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GM 본사는 지난 20년 전부터 효율성을 이유로 다수의 글로벌 공장을 정리하고 있다. 한국GM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한국GM은 약 7년 전 심각한 위기를 겪었지만 산업은행의 8700억원 지원과 함께 재도약하는 계기를 만든 바 있다. 

하지만 산은의 지원금은 새로운 신차 개발에 쓰이지 않았다. 또한 연구개발 법인과 생산법인을 나누고 수입자동차협회에 가입하는 등 오히려 언제든지 한국을 떠나기 좋은 상황을 만들며 의구심을 낳는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노사간의 갈등 계기가 됐다. 

이에 더해 한국GM은 31년의 역사를 가진 경차인 스파크에 이어 말리부, 트랙스 등 주요 차종의 단종을 결정했다. 앞으로 현재 생산 중인 트레일 블레이저와 미국산 수출 캐딜락 1종 및 새로 추가되는 CUV 한종 등 단 3종만 생산할 예정이다. 

미래차 전략도 불투명하다. 완성차 업체들마다 전기차 전환에 서두르면서 국내 공장에 전기차 양산 기대감이 커졌지만, 한국GM은 GM 본사의 전기차를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미래차 양산 전략에서 한국의 가치를 낮게 보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이에 한국GM 노조는 안정된 전기차 생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GM의 관행을 보면 언제든지 국내 시장을 떠날 수 있을 정도로 현재의 한국GM은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더욱이 본사에게 한국의 노조 문화가 강성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진 상태다. 점유율과 생산성 등 측면에서도 큰 장점이 없다. 다시 말하면 언제든지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 노조가 요구하는 전기차 생산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사측은 전기차 생산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긴 했지만 완전한 약속은 아니다. 전기차 생산은 노조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보루다. 

한국GM은 서둘러 본사를 설득해 국내 전기차 생산을 해야 한다. 현재 생산 중인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경우 연구개발부터 모터나 배터리 공급 등 모든 역할을 한국GM이 담당했다. 하지만 특허는 물론 생산까지 미국 현지 공장이 손에 쥐었다. 최소한 이 모델은 국내에서 생산됐어야 했다. 

이 모델이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됐을 경우 노사간 갈등도 생기지 않았다. GM 본사도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사측에서 전기차 생산을 고려하겠다는 의사 표명을 했으나 중요한 것은 노력하겠다는 의미일 뿐. 국내에서 전기차 생산을 하겠다는 확고한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진행되면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한국GM의 미래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IRA로 노조의 전기차 생산 요구가 무색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국GM은 결단력을 발휘해 본사를 설득해야 한다. 국내 배터리부터 모터 등 전기차 관련 부품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가고 있다. 한국 내 전기차 개발과 생산은 본사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조도 다른 조건을 지양하고 우선적으로 전기차의 국내 생산을 확실하게 약속받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리한 요구보다는 실용적인 요구사항으로 정리해야 한다. 

한국GM의 미래는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할 수 있는가, 아닌가로 결정될 것이다. 서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정부는 천문학적인 비용만 낭비하고 한국GM의 수명 연장을 한 만큼 더 이상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사례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제 진검승부의 시작점에 와 있다. 한국GM의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사진=대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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