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1.2조원 감소…한은 "디레버리징 국면? 더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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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10-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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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 2022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 발표

[사진=유대길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축소된 데다 높아진 대출금리 부담 등으로 신용대출 이용 수요가 줄면서 기타대출 규모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2000억 원 줄어든 1059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경우 9000억 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직전월(+1조6000억 원)과 비교해서도 증가폭이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다.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 속 주택거래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줄어든 것이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실제 국토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4월 3만4000호, 5월 3만1000호, 6월 2만3000호, 7월 1만8000호, 8월 1만7000호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2조5000억 원 상당의 증가세를 나타냈던 전세대출 역시 지난 7월 중 증가폭이 1조1000억원에 그치며 절반 이상 급감했고, 8월(+9000억 원)과 9월(+6000억 원) 역시 증가 규모가 1조원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일반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은행 기타대출도 전월 대비 2조1000억원 감소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기타대출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과 차주단위 DSR 3단계 시행 등 지속되는 대출규제에 영향을 받아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계대출이 본격적인 디레버리징(대출 상환·축소)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둔화세는 사실이나 디레버리징 완전 전환 여부는 당장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 기업대출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9조4000억 원 증가한 115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 증가폭(+8조7000억원) 보다도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올들어 기업대출 규모는 90조원 가량(9월 말 기준) 확대됐다.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은행 수신 규모 증가세 역시 두드러졌다. 9월 한 달간 은행 수신상품 잔액은 전월 대비 무려 36조4000억 원 이상 늘어난 2245조 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정기예금에만 32조 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저축성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수시입출금 예금 규모는 감소(-3조3000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차장은 "은행들의 LCR규제비율 제고를 위한 자금유치 노력과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자금 유입으로 정기예금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간 중 자산운용사 수신 규모는 감소 전환했다. 현금성 자산인 MMF(머니마켓펀드)의 경우 분기말 국고 여유자금 유출과 은행 BIS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회수 영향으로 6000억 원 줄었고 채권형펀드(-2조3000억원)와 주식형펀드(-3조1000억원) 역시 각각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다만 기타펀드의 경우 직전월 2조 원 증가에 이어 4조9000억 원 증가하며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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