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원인은…경제심리 악화·위안화 절하 등 복합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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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10-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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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단순히 한국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 악화라는 의미로 봐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발표한 '최근 외환시장 불안정성 점검과 시사점-경제 심리 악화 및 위안화 약세도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 보고서에서 최근 원화 약세는 경제 심리 악화와 중국 위안화 약세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1400원대로 올라선 뒤 2주 넘도록 14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1442.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듯했지만 지난 7일 1410원대로 다시 올랐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시장 참가자들의 경제 심리 악화를 원화 가치가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되는 주요 배경으로 봤다. 일례로 한국은행이 집계한 뉴스심리지수(경제 분야 뉴스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자료)가 지난달 중순 90 수준으로 하락해 기준치(100)를 밑돌자 지난달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원화가 동조하는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원·달러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원화와 위안화 간 상관계수는 0.96(1.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강함)까지 높아져 동조화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

중국 경제가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최근 위안화 가치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포치(달러당 7위안)'가 무너질 정도로 위안화 가치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구원 분석 결과 위안·달러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원·달러 환율은 0.44%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상황이 악화한 점도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지난 8월 경상수지는 넉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서 30억5000만 달러(약 4조303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은 미국 고용시장이 월가 예상보다 훨씬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연준이 더욱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7일 지난달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6만3000개 늘었으며 실업률은 3.5%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시장 평균 예상치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5만5000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3.7%였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데는 경제 심리 악화·위안화 절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환율 상승이 곧 한국 경제 펀더멘털 악화를 의미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당국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해 경제주체들의 심리 악화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유지하기 위해 무역수지·경상수지 등 대외 거래 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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