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징어게임 미술감독이 '블러드시티'로 달려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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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2-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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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미상' 채경선 감독, 시즌6 기획 참여

  • "아이와 매년 방문…색다른 도전 감동"

채경선 미술감독이 지난달 28일 오후 에버랜드에서 '블러드시티6' 관련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에버랜드 ]

지난해 전 세계에 몰고 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열풍은 올해도 여전히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잘 짜인 이야기가 공간이 주는 힘과 뒤섞여 동반 상승효과(시너지)를 톡톡히 냈다는 평이다.

오징어게임 속 '공간'은 채경선 미술감독 지휘 아래 구현됐다. 이 오징어게임을 통해 '제26회 미국 미술감독조합상'과 '제74회 미국 에미상'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상을 받으며 세계적 입지를 다진 채경선 미술감독이 쉴 틈 없이 바쁜 시간을 쪼개 에버랜드로 향했다.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호러 콘텐츠 가득한 '블러드시티' 제작 의뢰를 받아 시즌6 기획에 참여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5월 채 감독에게 '블러드시티6' 기획을 의뢰했고 채 감독은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채 감독은 "아이와 매년 방문할 만큼 좋아하는 곳인데 엄마가 만든 작품을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 제안을 수락했다. 다행히 팀원들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고 참여 배경을 밝혔다. 

채경선 감독이 영화를 벗어난 공간에서, 그것도 호러 분야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 감독으로서는 그야말로 새로운, 그리고 생경한 도전이었다. 채 감독은 "실제로 호러를 상당히 무서워할뿐더러 작품 목록(필모그래피)상에도 공포영화는 없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코로나19로 겪었던 갇혀 있고 우울한 감정을 디스토피아적으로 표현하면서 블러드시티 기차를 타고 여기서 탈출해 보자는 접근을 했다"며 "염세적이고 우울한 감정들도 사람이라면 가져야 하는 당연한 것들이고, 축제라는 게 항상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란 점에서 여러 가지 감정이 공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채 감독은 "우리 팀이 작업한 디자인을 에버랜드에서 좋은 결과물로 만들어줬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에버랜드의 노하우나 순발력, 적절한 마감재 사용이 놀라웠다"며 "나중에 영화 작업에서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 세트와 영상 미디어를 결합한 구조물을 통해 신선한 비주얼을 구현하려고 했다"며 "오징어게임 같은 기존 작업과는 연관 짓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채 감독은 주요 주제를 '디스토피아(부정적 측면이 극대화한 어두운 미래상)'로 설정했다. 그의 기획에 따라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에버랜드는 어둡고, 축축하고, 오싹한 정반대 분위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블러드시티 프로젝트를 마친 채 감독은 다시 본업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양한 K-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제 본업은 영화미술이지만 공간을 창조하는 개념은 비슷해요. 기회가 있으면 또 새롭게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블러드시티만의 다크X 캐릭터가 있는 것처럼 이순신 장군, 유관순 열사 같은 우리나라 영웅들의 세계관을 구현한 공간을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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