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글로벌 점유율 12% 달성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리더 도약 비전 제시

  • 업계 "현대차·기아 144만대 목표도 美 IRA에 휘청···제도정비·규제개선 우선"

정부가 ‘자동차산업 3대 강국’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국내에서 3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12%)까지 끌어올리는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불투명한 전기차 소재 공급망부터 현대자동차와 기아 외 전기차 양산에 나서지 않는 척박한 환경은 정부의 비전 제시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28일 산업부는 이창양 장관 주재로 ‘자동차 산업전략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완성차업계 현안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대미 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이 장관은 시장이 급변하는 만큼 민관이 의기투합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특히 산업부는 우리나라가 3대 자동차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전동화 글로벌 톱티어(top-tier) 도약 △생태계 전반의 유연한 전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신산업 창출 등 4대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과제에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 330만대 및 세계시장 점유율 12% △향후 5년(2022~2026년) 동안 자동차업계 투자 95조원+α △2030년까지 미래차 전문인력 3만명 양성 등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전기차 생산 330만대 생산부터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전기차를 양산하는 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부다. 나머지 3사(한국GM‧르노코리아차‧쌍용차)는 당장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으며, 향후에도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이 불투명하다. 올해 국내 전기차 생산량이 35만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2030년까지 국내에서 144만대의 생산 목표를 밝힌 것도 물리적 한계를 엿보게 한다.

더욱이 현대차‧기아의 144만대 생산목표는 최근 IRA로 인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 IRA가 전기차 패권을 미국이 주도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하면서 향후 완성차 생산 패러다임이 자동차 구매가 많은 지역 혹은 공급망과 밀접한 경제블록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완성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배터리 소재 수급도 만만치 않은 해결과제다. 정부는 국내에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반이 조성될 수 있도록 투자에 나설 계획이지만 차량용 반도체의 소비 특수성에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2020년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시작됐을 때부터 생산 압박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요지부동이다.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겠다는 장밋빛 구상 역시 국내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법‧제도 정비와 규제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최대 5년 정도 격차를 보인다는 분석이며, 이마저도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에 기술 증진이 쉽지 않다.

다만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e–모빌리티’ 전환에 완벽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국내 완성차 업계의 움직임은 크게 뒤처진 것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내연기관차를 주름잡은 독일 완성차 업계와 일본의 도요타그룹, 프랑스의 르노그룹 등은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과거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중국은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공통된 고민사항은 수많은 내연기관차 부품 기업들이 전기차 부품 기업으로 단숨에 변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전기차 몇 대를 더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기존의 내연기관차 중심의 인프라를 큰 부작용 없이 전기차 인프라로 어떻게 돌리느냐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전경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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