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임단협 재협상 '공회전'···등 돌리는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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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9-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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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세 이상 조합원, 노조 절반 이상 차지

  • '평생사원증' 원점 복구 요구하며 부결

  • MZ조합원 "단협부결로 성과급에 문제

  • 평생혜택보다 성과 따른 공평한 대우를"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의 단체협상(단협)이 부결된 기아가 좀처럼 재협상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단협이 부결된 이후 노사가 재협상에 들어가야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MZ세대(1980년생 이후) 노조 조합원들은 선배 조합원들이 단협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이달 초 단협 부결 이후 사측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찬반투표 결과를 근거로 단협 부결의 쟁점으로 작용한 ‘평생사원증’의 원점 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평생사원증은 퇴직자의 ‘평생 신차 구입 시 30% 할인 혜택’을 주된 요건으로 하고 있으며, 사측은 관련 혜택의 축소를 추진했다.

기존에는 차량 구입 할인 횟수가 2년 주기였지만 이를 3년 주기로 늘리고, 평생 할인 대신 75세까지로 연령을 제한한 것이다. 할인율은 30%에서 25%로 낮췄다. 사측은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기아 노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0세 이상 조합원이 이번 단협 찬반투표에서 대거 반대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협 찬반투표 결과는 찬성 1만795표(41.9%), 반대 1만4839표(57.6%)로 찬성 비율과 반대 비율이 크지 않다. 조합원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MZ세대 조합원은 찬성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

기아 내부에서는 MZ세대 조합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퇴직을 앞둔 선배 조합원들이 과한 욕심을 부려 단협 부결에 이른 만큼, 이에 따른 피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임단협 과정에서 젊은 조합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물어보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삼고 있다.

MZ세대 한 조합원은 “단협 부결로 인해 성과금 수령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젊은 직원 다수는 평생 사원 혜택보다 성과에 따른 공평한 성과금을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세대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매년 MZ세대 이직이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 7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현대차 국내 임직원 중 본인의 선택에 의한 자발적 이직자는 486명으로 전년(298명)보다 63% 대폭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30세 미만 이직자 비율은 2020년 0.60%에서 0.95%로 증가했고, 30대 이상~50대 미만 직원의 이직률도 같은 기간 0.40%에서 0.72%로 늘었다.

지난해는 현대차그룹 20~30대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사무·연구직 노조가 꾸려져 MZ세대들의 불만이 절정에 달했다. MZ세대들은 생산직 중심의 기존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인 성과 중심의 공정하고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MZ세대의 불만이 팽배해 있지만 사측이 2025년까지는 직접적인 대응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경우 2025년까지 생산직 약 5만여 명에서 1만5000명이 정년퇴임한다. 생산인력의 30%가 줄어들어도 추가고용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미래차 시대에 대응하고자 인력구조조정을 생산직에서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SW)로 옮기고 있다”면서 “사측도 MZ세대의 불만을 알고 있지만 현 구조에서 직접적인 구조조정이 힘들어 2025년까지는 뚜렷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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