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무비자까지...일본 자유여행 '날개' 달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비자 입국·개인여행 허용'. 일본이 꽁꽁 걸어 잠갔던 여행 빗장을 드디어 풀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한·일 무역 갈등으로 인해 시작된 침체기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3년여간 이어지면서 양국 간 관광교류는 급랭 상태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유여행과 무비자 입국허용이 가시화하자 여행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일본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장관은 지난 11일 현재 하루 5만명으로 제한된 입국자 수 제한을 철폐하고, 관광객 방일비자 면제와 개인여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입국 규제 폐지 시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는 10월께면 무비자 입국과 자유여행이 허용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자유여행 가시화···일본 예약률 '껑충'

일본은 잠재 여행수요가 많은 여행지역인 데다가 엔저 호재까지 작용하면서 여행 예약률도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19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하나투어를 통한 9월 하루 평균 해외여행 예약은 8월보다 170.4% 증가했다. 특히 일본 예약은 같은 기간 822.2%나 늘었다. 

모두투어를 통한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일본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전월 동기(8월 1~16일)와 비교해 무려 2400%나 늘었다. 특히 항공과 숙소를 결합한 '에어텔 상품' 비중이 월등히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8월에는 에어텔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다가 9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패키지와 에어텔 상품 비중이 4:6을 차지할 정도로 에어텔 인기가 높은 편이다. 전체 패키지 상품 중에서도 일본 상품 예약 비중은 20%에 달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10월 무비자 입국 허용이 가시화하자, 10월 이후 예약 문의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좋은여행을 통한 일본여행 상품 예약률도 하루 평균 500명 선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보다 5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자유여행 허용 기대감은 항공 예약 증가세로 이어졌다.

실제 9월 13일 인터파크를 통한 일본 항공 예약자 수는 전월 대비 343.3% 급증했다. 이는 전체 국제선 예약 증가율과 비교해도 325.6%p 높은 수치다. 특히 전체 국제선 예약 중 일본 노선은 동남아시아(49.9%) 다음으로 높은 16.5%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일본 항공 예약률은 전월보다도 12.1%p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무비자 입국 허용이 예상되는 10월과 11월 일본 항공 예약 비중은 전체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 현상 지속···시장회복에 '호재'

무엇보다 고물가 시대에 지속하는 엔저 현상은 여행 시장 회복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한다.

9월 19일 기준 엔화 환율은 100엔당 969.82원(하나은행 매매기준율)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8일, 2018년 이후 처음으로 1000원대가 무너진 환율은 5월 12일과 19일을 제외하고 줄곧 900원대를 기록 중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엔화 약세를 보였던 지난 2017년과 2018년 방일 한국인 수가 연 700만명을 웃돌았던 만큼 무비자 입국만 허용되면 일본 여행시장은 가파른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은 여행 목적지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은 확실히 잠재수요가 많다"며 "무비자 입국·자유여행이 허용되면 일본 여행수요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일본은 현재 '가이드 없는 패키지여행'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에어텔 상품과 부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경우에만 일본 여행을 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대상자에 한해 일본 입국 시 출발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음성증명서의 제출을 면제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가능했던 무비자 개인 자유 여행은 금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