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나이키 '리셀 금지'에 MZ세대 "누구 맘대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원은미 기자
입력 2022-09-13 16: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나이키, 부적절 거래 명목 리셀 불가 결정

  • '슈테크' 새 재테크 수단 각광, 젊은층 반발

  • "무슨 권리로", "희귀템 어찌 구하나" 지적

  • 중고마켓 개인 간 거래 원천차단은 어려워

"무슨 권리로 나이키가 '리셀'에 제재를 가하는 거죠? 그냥 많이 만들면 되잖아요."

나이키코리아가 오는 10월부터 적용되는 소비자 이용약관에 '재판매를 위한 구매 불가' 내용을 추가하면서 소비자와 재판매자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소비자 약관 개정은 나이키가 온라인스토어 등에서 횡행하는 제품 재판매 문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결정한 조치다. 

지난 몇 년간 신발 리셀(Resell·재판매)을 통해 소소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이른바 '슈테크(신발+재테크)'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돼 왔다. 주식·코인 투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유명 브랜드 제품 되팔기를 통해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부수입을 올려 온 리셀러들은 나이키의 이번 조치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와 함께 패션에 애정을 갖고 신발 등을 수집하는 수집가들 역시 "희귀한 아이템은 그럼 어디서 구하라는 것이냐"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정된 나이키 이용약관. ‘재판매를 위한 구매 불가’가 추가됐다. [사진=나이키코리아]

13일 신발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무슨 권리로 리셀을 막는지 모르겠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애초에 물량을 많이 풀지 그랬나. 희소성 있는 신발은 더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등의 반응이 대다수다. 또 "드로우(추첨) 구매를 이제 중단해야겠다", "보유 중인 신발들을 빨리 처분해야겠다"고 토로하는 리셀러들도 많다. 

다만 리셀을 금지시켜도 개인 간 거래에 가까운 신발 2·3차 판매 루트를 모두 차단하고 잡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신발 리셀로 지난 1년 동안 약 240여만원의 수익을 낸 직장인 박모씨(26)는 "개인이 신발을 사서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개 플랫폼에서 개인에게 되파는 행위까지는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방법이 없어 보이고 별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한정판과 협업 등 마케팅을 통해 신발을 소량씩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을 만들어 놓고 리셀 하지 말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도 꼬집었다. 박씨 외에 일반 소비자들도 신발을 대량 유통해 사고 싶은 사람들이 응모 없이 사게 하면 될 것을 드로우, 선착순 판매를 부추기니 리셀이 흥했다고 지적한다. 

이밖에 모든 중고 사이트를 단속하는 것인지, 어떤 기술을 사용해 단속하는 것인지, 구매가 한참 지난 후에 처분하는 것은 문제없는지, 리셀러 주문 취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 의문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나이키는 소비자들의 의문 사항과 관련해 "나이키 플랫폼은 나이키 제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한다. 이에 적절하지 않은 구매 과정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자 함이다"라는 답변만 반복하는 중이다. 

나이키의 온라인스토어에 한해 제재가 진행되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 규정상 언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나이키코리아 측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제외하고 크림, 솔드아웃 등 중고 업체에서의 나이키 제품 거래는 불가하다. 다만 당근마켓 등을 이용한 개인 간 중고 판매·구매에 관해서는 관여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아주경제 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