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빅테크 초기 투자자들, 이익 실현 나서…텐센트·알리바바 등 지분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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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9-1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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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 산업 성장 둔화, 불확실성에 대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성장 둔화에 직면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중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안겨 줬지만 이제 여러 초기 후원자들 사이에서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텐센트에 20여년 전 투자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업 내스퍼스(Naspers)는 지난 8일 텐센트 주식 110만주를 매각해 지분율이 28% 떨어졌다고 밝혔다. 내스퍼스의 투자부문 네덜란드 자회사인 프로서스(Prosus)는 홍콩 중앙청산결제시스템(CCASS)에 텐센트 주식 1억9200만주(76억 달러 상당)를 추가 이전했다.

포브스는 이에 대해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기존 약속을 확실히 깨뜨렸음을 보여주는 조치일뿐 아니라 더 많은 (지분을) 정리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스퍼스 측은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텐센트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텐센트뿐 아니라 다른 중국계 기술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보유 지분 축소 움직임이 같은 흐름을 나타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분석가들은 소프트뱅크는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 지분 보유량을 줄였고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는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의 지분을 줄이기로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록 실버스 카이위안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글로벌 대형 투자 기업들의 기술주 투자 철회는 중국 경제 중대한 주기적 변화를 반영한다"면서 "거대한 기술 자본을 창출한 성장률이 회복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게임 사업이 중국에서 규제 압력을 받고 있고 성장 속도가 빨랐던 광고 사업 부문은 반복적인 지역 봉쇄와 부동산 분야 침체로 경제가 약화하면서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지난달 텐센트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텐센트는 이달 1일 소니와 함께 '엘든링' 개발사로 유명한 일본 게임 개발사 프롬소프트웨어 지분을 인수하고 일주일만인 8일에는 '어쌔신 크리드' 개발사 유비소프트에 지분 투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중국 외 지역 시장에서 성장 엔진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알리바바가 동남아시아 자회사 '라자다(Lazada)'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에 도전하는 움직임에 합류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포브스는 "그러나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아직 투자자들에게 그들이 부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했고 각 사 주식의 가치는 지난 12개월동안 3분의1 이상 사라졌다"면서 "부정적 정서가 지속되면서 BYD 또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받고 있고 최근 발표된 상반기 BYD 실적은 예고치(가이던스) 최상단 수준을 나타냈지만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 축소를 막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케니 응 에버브라이트증권 전략가는 BYD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가 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 평가가 높아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버크셔해서웨이가 BYD 지분을 줄인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전기차 구매에 대한 비과세 등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계속되더라도 전기차 산업이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단기적으로는 상반기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스퍼스, 소프트뱅크, 버크셔해서웨이는 모두 중국 기술 업종에서 큰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이라면서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기관 투자자들, 특히 초기 투자자는 이익 확보를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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