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전년比 40% 급감… 주변엔 대기자금만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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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08-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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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평군 거래금액 17조5310억… 동학개미 눈에 띄게 줄어

  • 예탁금 급감 직접투자 꺼려… 단기금융 MMF에 돈 몰려

[자료=한국거래소]


올들어 국내증시 하방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관망세가 뚜렷해졌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대폭 줄어들고, 증시를 둘러싼 대기성 자금만 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반등시점이 오기 전까지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증가세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ETF·ETN·ELW 제외)은 올들어(10일 기준) 17조53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40.3%(11조8560억원) 줄어든 규모다.
 
특히 동학개미운동으로 국내 주식시장 호황기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규모는 같은 기간 46%(9조9350억원) 줄어든 11조666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지수가 단기적으로 반등했지만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시 주변자금 눈치싸움, 예탁금 줄고 MMF 늘고
 
국내증시를 둘러싼 주변자금의 경우 투자자 예탁금은 줄어들고 MMF(머니마켓펀드)가 크게 늘어난 양상을 띠었다.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8일 54조23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69조6540억원 대비 15조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반면 MMF의 경우 지난해말 137조9860억원에서 같은 기간 159조5250억원으로 2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예탁금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긴 주식매매 자금이다.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유동성을 유입시켜주는 자금 성격이 강하다. 이에 예탁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위축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MMF는 금융투자사가 만기가 짧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하루만 돈을 맡겨도 펀드 운용실적에 따라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해당 자금이 늘수록 주식시장에 관망세가 유입됐다고 판단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6월말 이후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거래대금 감소는 지속됐다”며 “투자자 예탁금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하는 등 거래대금 및 증시 주변자금 감소의 심각성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에 대한 적극성을 알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96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23조970억원보다 약 5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받고 주식거래 결제를 위한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9%대 고금리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었다는 건 이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이에 주로 상승장에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외에 증시 주변자금은 투자자 예탁금, MMF, 신용융자잔고를 비롯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고 △위탁매매 미수금 등으로 이뤄졌다.
 

[자료=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


◇엇갈린 국내증시 전망… 안전자산 선호심리 부추겨
 
정부의 긴축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국내증시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경계심이 크다는 의견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되돌림 이후 주식시장 여건을 살펴보면 성장은 둔화하고, 물가는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며 “이러한 여건 속에 경기민감주의 부진이 국내 주식시장 반등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증시가 저점을 통과하고 안도랠리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안도랠리는 특정한 악재 때문에 주식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다가 우려가 해소돼 안도감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베어마켓랠리(약세장 후 일시적 반등)는 반등 이후 다시 저점을 낮추는 형태로 진행된다”며 “반대인 안도랠리 경우는 그렇지 않아 지수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주식시장에 대한 엇갈린 전망과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지며 안전자산인 예적금, 채권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상승 기조 속에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712조4491억원으로 전월 대비 27조3532억원 늘었다. 정기적금 잔액도 같은 기간 6524억원 증가한 38조116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국내 증시 조정장이 지속되며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자금을 줄이는 대신 대기하거나 다른 투자처로 머니무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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