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틈새 전략] "잘 되는 곳에 먹을 거 있다"…독점 시장 몰리는 신차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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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8-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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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창모터스가 선보인 소형 전기트럭. [사진=대창모터스]

국내 완성차 시장에 독점 깨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일부 인기 차종이 누려온 독점 구도를 깨뜨리기 위한 경쟁모델 투입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독점 모델이 가진 월등한 경쟁력에 대항마 투입이 쉽지 않았지만, 급격한 전동화 전환과 출고대란 등 환경적 변화로 인해 틈새 공략이 가능해지고 있다.
 
◆대창모터스, 전기트럭 양강구도 깬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창모터스는 최근 1톤(t) 전기트럭 ‘다니고-C’와 ‘다니고-T’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국내 소형 전기트럭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한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를 겨냥한 행보다.

포터와 봉고는 내연기관차에서도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했지만, 전기차 시대에서는 시장 장악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는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합산 판매량 5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매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전기트럭 수요 확대는 최근의 경유값 급등을 비롯한 국내 택배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 전기차 보조금 혜택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들이 배송차를 전기차로 빠르게 교체하고 있어 1t 전기트럭 수요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전기트럭 수요가 생산량을 못 따라가면서 두 모델의 출고대란이 심각해지고 있다. 포터2 일렉트릭의 경우 이달 기준 차량을 받으려면 1년을 대기해야 한다. 대창모터스는 이러한 틈새를 간파하고 출고대기 최소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포터EV(4190만원)와 봉고EV(4185만원)보다 저렴한 가격(다니고-C 3980만원)을 책정했다. 국가·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최소 1500만원대부터 구매 가능한 수준이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은 고효율 2만1700셀을 사용했으며, 자체 개발한 57kWh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장착했다. 최대 출력은 60kW의 IPM 모터를 탑재해 최고 시속 100km/h, 1회 충전 거리는 236km다. 복합주행거리는 199km로 현대차 포터EV(211km)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 밖에 2세대 신규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넉넉한 화물 적재 공간을 확보했고, 자동차안전성제어장치(ESC),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 경사로밀림방지장치(HAC)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장착했다. 대창모터스는 9월 중 다니고-C 기반 냉동탑차와 윙바디 및 리프트 카도 선보여 국내 1t 트럭 시장의 모델 다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쌍용자동차 중형 SUV '토레스' 주행 모습.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토레스’, SUV 가격 인상 출구전략

쌍용차는 최근 출시한 중형SUV ‘토레스’의 가격 경쟁력이 단연 돋보이고 있다. 경쟁 모델마다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연식변경 모델 가격을 인상하자 반대급부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차의 ‘투싼’ 연식변경 모델은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기존 2435~3238만원에서 2584~3155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기아도 ‘쏘렌토’ 연식변경 모델의 가격을 기존 2958~4239만원(가솔린)에서 3002~4284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말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한 현대차 ‘싼타페’와 최근 출시한 기아 ‘스포티지’ 연식변경 모델도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쌍용차 토레스는 트림에 따라 T5 2740만원, T7 3020만원을 책정해 투싼과 스포티지의 중간 트림과 가격대가 비슷하다. 쏘렌토와 싼타페와 비교하면 풀옵션 기준으로 1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낮아진다. 중형 SUV 차급이지만 준중형 SUV 가격대를 내세우면서 시장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토레스 계약물량이 5만대를 넘기자 주말까지 반납해 총력 생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토레스 열풍이 현대차와 기아에 쏠린 SUV 차량 구도까지 크게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토레스의 가성비 전략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출고대기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레스 사전계약 열풍은 고무적이지만 물량 폭주로 출고적체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초 6개월 안팎의 짧은 출고기간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은 10개월 이상으로 출고 기간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토레스 흥행에 영향을 받아 올해 10월 중 출시 예정인 르노코리아차 소형 SUV ‘XM3’ 하이브리드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관측이다. XM3 하이브리드는 먼저 출시한 유럽 시장에서 흥행을 보장받았다. 토레스가 보여준 가성비 전략을 이어받고 출고대기를 최소화한다면 시장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SUV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극심한 출고대란을 겪으며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독식 구조에서 출고대란과 가격 인상의 틈새를 비집은 출구전략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서 “모처럼 맞은 절호의 기회를 잘 살리려면 부분적 손해가 나더라도 양산을 증대할 수 있는 방법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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