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순방] 미·중 싸움에 등 터지는 대만...中, 돌연 대만 식품업체 수입 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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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8-0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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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사진=EPA·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돌연 대만 100여개의 식품 기업에 대한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

2일 대만 삼립신문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세관 격)는 전날(1일) 밤 '중화인민공화국 수입식품 역외 생산기업 등록관리 규정'에 따라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며 이들 기업은 중국에 대만 식품을 수출하려는 식품 제조업체들이 등록을 갱신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수입 금지 대상에는 155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만 과자 브랜드 궈위안이(郭元益), 펑리수로 유명한 유잔신(裕珍馨), 콘스낵으로 유명한 과이과이(乖乖) 등 기업이 포함된 대만 100여개의 식품 기업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중국이 대만산 파인애플, 우럭바리(석반어)와 망고, 갈치 등 대만의 농·수산물에 대한 전방위적인 금지 조치를 내린 지 약 1년 반 만에 나온 조치다. 이번 수입금지 조치로 가공식품 업계뿐만 아니라 농·수산업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삼립신문이 짚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하루 앞두고 중국 정부가 돌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목적이 매우 명확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수입 금지 조치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번 조치는 고의적인 '탄압'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줘룽타이 민진당 전 주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당국은 어린이 간식으로 '흥정'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같은 중국의 모습은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재를 통해 대만을 고통스럽게 하려면 왜 대만산 반도체 수입을 제재하지 않느냐"며 "대만 농민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이 말레이시아로 이동할 때 탑승한 미국 공군기가 2일 오후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목적지와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타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펠로시 의장의 다음 행선지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대만 해협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 차원의 입장을 떠나 보호에 만전을 기한다고 밝혔으며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방문시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도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시 결연하고 강력한 조처를 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같이 말하면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미국 측과 소통 중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중국은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의 엄중성을 감안한 듯 평소 브리핑에 나서는 다른 두 명의 대변인(자오리젠·왕원빈)보다 급이 높은 화춘잉(차관보급) 대변인을 이날 브리핑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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