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토마스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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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8-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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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에 진출한 김주형. [사진=아시안 투어]

프로골퍼 김주형의 영어 이름은 톰이다. 톰은 토마스의 애칭이다.

토마스는 어디에서 따왔을까. 바로 토마스 더 탱크 엔진(Thomas the Tank Engine)이다. 1984년부터 방영된 영국의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2021년 종영됐다.

우리에게는 토마스와 친구들(Thomas & Friends)로 친숙하다.

작중 나오는 토마스는 남성(?) 소형 기관차다. 차량 번호는 1번이다. 파란색 몸체, 6개 바퀴, 회색 얼굴에 숫자 1이 적혀있다. 표정을 지으면 광대가 우스꽝스럽게 도드라진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소년기로 철이 약간 덜 들어있는 장난꾸러기다.

싫어하는 것이 많은 만큼 사고도 많이 쳤다.

비린내 때문에 물고기가 실린 화물을 싫어한다. 물고기 때문에 증기가 나오지 않아 고생한 적도 있다.

제설 장치를 장착하는 것도 싫어한다. 덕분에 눈더미에 파묻히기도 했다.

장난도 짓궂다.

물론 밝은 면도 있다. 성격이 긍정적이다.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주변 환경이 도와주는 것도 있다.
 

1984년부터 달려 온 토마스. [사진=토마스와 친구들 유튜브 발췌]

토마스의 모습이 20세가 된 김주형의 성장기와 똑 닮았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김주형은 필리핀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거쳐 한국에서 활동했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인도에서 17세 149일 나이로 우승했다. 이후 한국에서 2승, 싱가포르에서 1승을 추가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제네시스 대상, 상금왕에 이어 아시안 투어 오더오브메리트(상금 순위) 1위에 올랐다.

19세의 나이에 한국과 아시아를 평정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커리어를 쌓아갔다. 메이저 출전권도 4개 중 3개를 얻었다.

PGA 챔피언십은 컷 탈락, US 오픈은 23위, 디 오픈은 공동 47위.

디 오픈 전주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는 3위에 올랐다. PGA 투어와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 선수가 절반씩 출전했던 대회였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 상위 50위 안착에 이어 비회원 페덱스컵 포인트가 쌓이더니 특별 임시 회원 기준(288점)을 돌파했다.

회원(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125위 이상)이 되기 위해 멈추지 않았다.

3M 오픈 327점에 이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417점.

417점은 페덱스컵 포인트 97위에 상응하는 점수. PGA 투어는 김주형의 투어 카드 획득을 발표했다.

김주형의 광대가 미소로 도드라졌다. 토마스와 닮았다.

"꿈인 것 같다. 아직 잘 느끼지는 못하지만, 정말 꿈이었다. 어릴 때부터 PGA 투어를 뛰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빨리 내년에 PGA 투어를 쳤으면 좋겠다."

잠시 멈추나 싶었던 김주형은 멈추지 않았다.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BMW PGA 챔피언십 출전 계획을 세웠다.

그의 말처럼 메이저 우승을 향해 다시 달린다. 그 기세가 마치 38년 동안 달린 토마스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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