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지법 위반 17명 적발해 수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전경 [사진=LH]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전국 각지 도시 개발 정보를 미리 알아내 땅을 사들인 사실이 적발됐다. 

26일 감사원이 공개한 '국토개발정보 관리 및 농지법 위반 감독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정보 관리 및 투기 방지 분야에서 LH 내부 법 위반 혐의가 7건(8명) 발견됐다.
 
LH 서울지역본부 직원 A씨는 업무 보고를 받고 결재하는 과정에서 남양주에 도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2018년 8월 해당 지구와 인접한 토지와 건물을 지인들과 함께 사들였다.
 
A씨는 이후 도시개발지구와 불과 131m 떨어진 지역에 토지와 건물을 배우자 명의로 5억7000만원에 취득했다. 이번 감사 과정에서는 서울뿐 아니라 대전과 전북·대구·경남 지역 본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대외비성 업무자료를 보고받거나 직접 심의하는 과정에서 개발 정보를 알게 된 뒤 투기를 했다. 개발 지역과 인접한 토지를 매입했는데 개발지와 거리는 최소 50m에서 최대 500m 이내 범위였다. 감사원은 LH가 업무보고와 주간경영회의 자료 등에 사업 후보지를 실명으로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 보안의식 고취 노력도 미흡했다고 적시했다. 
 
농지법 위반 사실도 적발했다. 실제 경작 의사 없이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취득 이후 농작물을 경작하지 않고 타인에게 위탁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농지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국토부 5명, LH 10명, 민간인 2명 등 총 17명(15건)이 적발돼 수사선상에 올랐다.
 
한 국토부 공무원은 벼를 경작하겠다며 세종시 농지를 취득한 뒤 한국농어촌공사에 전부 임대했다. LH 부산·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농지를 취득한 뒤 시멘트 포장공사를 해서 공장과 창고로 임대했다. 감사 과정에서 직접지불금 3억8000만원이 불법 임대차 중인 농업인들에게 지급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농지법 위반과 관련해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지 이용 실태와 관련한 경작 현황 조사 방안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농지 경작자를 확인하는 경작 현황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법 농지 임대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LH 사장에게 "업무상 알게 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부당 취득한 직원들을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사 규정 제50조 제1항에 따라 징계 처분(해임)하라"고 문책을 요구한 데 이어 "징계 시효가 완성됐을 때에도 엄중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므로 인사 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LH 임직원 기강 해이 문제에 대해 "합당한 문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동산 투기 문제로 처벌을 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런 기강 해이 문제를 일으키는지 정말 유감스럽다. LH가 정신 차리고 공기업으로서 원래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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