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초연 중심 제작·유통극장' 쿼드...新 대학로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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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07-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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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무용·음악·전통·다원 등 다양한 공연 선봬

'대학로극장 쿼드(QUAD)'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는 추억과 설렘을 품은 공간이다. 많은 이가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면서 추억을 쌓았고, 예술가들은 떨리는 마음을 안고 무대에 섰다. 

20~30개 극장이 있는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와 비교해도 대학로는 약 135개의 공연장이 모여 있는 세계 최대의 소극장 밀집 지역이다. 2019년 기준으로 대학로의 유료 공원 관람객은 연간 200만명에 달했다.

30년 이상 연극, 소형 뮤지컬 등 한국 공연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대학로는 현재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이 일어나 많은 예술가가 인근 지역으로 내쫓기고 있으며, 젊은 예술가들은 진입조차 어려워졌다. 코로나라는 큰 악재까지 더해졌다.

◆ 대학로극장 쿼드(QUAD), ‘1차 창·제작 중심의 유통극장’

새로운 대학로를 그리고 있는 서울문화재단이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공공극장 ‘대학로극장 쿼드(QUAD)’를 개관했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지하에 조성된 ‘대학로극장 쿼드’는 연극·무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열 수 있는 블랙박스 공연장이다. 대학로의 상징적인 극장이던 옛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을 서울문화재단이 매입해 개보수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열린 개관 기념 간담회에서 “창립 20주년을 앞둔 서울문화재단이 문화예술의 중심인 대학로에 예술청을 비롯해 대학로극장 쿼드, 서울연극센터,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등 4개의 예술공간을 개관하며 문화예술로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라며, “문화향유, 생활문화, 축제, 예술교육 등 재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힘을 더해 예술가가 다시 뛰고, 시민이 다시 찾는 새로운 대학로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브랜드 컨설팅과 1000여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이름 '쿼드'는 사각형의 공간을 의미하며 공연장의 블랙박스 형태를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블랙박스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 장르와 형식에 제약 없이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이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다양한 공연예술의 창·제작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이를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있는 공공극장에 공급하는 ‘1차 창·제작 중심의 유통극장’을 지향한다.

이 대표이사는 “새로운 작품이 계속 만들어지지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재공연되는 레퍼토리가 될 수 있도록 작품들을 25개 자치구에 공급하는 등 유통망을 제공하겠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정일한 서울문화재단 정책협력실장은 “이곳에서 해마다 50여 개의 작품과 200여회 공연이 무대에 오르며 2000여명의 예술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객석의 5%를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나눔으로써 문화예술계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할 계획이다.

 20일 오전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열린 개관 기념 간담회 전경 [사진=전성민 기자]


◆ 다양한 장르 만날 수 있는 개관 페스티벌

대학로극장 쿼드는 오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6주간 개관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오는 21일 열리는 몰토 콰르텟의 ‘JUST BACH(저스트 바흐)’ 공연을 시작으로 극단 풍경의 연극 ‘OiL(오일)’(29∼31일), 99아트컴퍼니의 무용 공연 ‘제ver.2 <타오르는 삶>’(8월 4일), 천하제일탈공작의 탈춤극 ‘풍편에 넌즞 들은 <아가멤논>’(8월 18∼21일) 등 클래식부터 연극, 무용, 국악을 아우르는 공연 12편이 관객과 만난다.

8월 6일에는 밴드 이날치·콜드플레이와 협업으로 화제가 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공연 ‘생 날 몸뚱아리’가 열린다.

개관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은 “올해에는 신작을 안 만들려고 했지만 쿼드의 개관 축제를 위해 ‘생 날 몸뚱아리’를 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에 새로운 공공극장이 태어나는 것만으로 다양한 예술을 실험하는 예술가의 심장박동은 빨라질 것”이라며,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특정 장르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 작품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대학로극장 쿼드를 찾는 시민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는 축제의 장소가 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개관 기자간담회에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연극센터·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11월 개관

서울문화재단은 대학로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대학로센터에 조성된 ‘예술청’에서는 서울예술인종합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된다. 연간 350여명의 예술인이 법률·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각종 지원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상설 창구를 운영한다.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문화예술안전망 교육을 통해 해마다 약 1000여명의 예술인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07년 개관해 연간 30만명의 이용자가 찾을 정도로 대학로연극의 허브 역할을 했던 서울연극센터도 리모델링을 마치고 오는 11월 새롭게 문을 연다.

종합 공연 안내 데스크를 운영하고 연극 장르 전문 웹진 <연극in>을 발행함으로써 대학로를 찾는 시민에게 공연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연극 분야 전문 창작공간인 만큼 전문 연극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플레이 업(PLAY UP) 아카데미>를 진행하며 민간 연극단체를 위한 공유 공간도 마련한다.

또한, 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예술가들의 공연, 전시 등을 대신 홍보해주는 ‘서울예술인희망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캠페인은 올해 재단에서 진행한 ‘서울예술지원’에 신청한 총 1만580건 중 약 86%가 선정되지 못함으로써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예술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한 것에서 기획됐다.

이에 지원사업 선정여부에 관련 없이 선순환 예술생태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포털사이트와 대중매체의 플랫폼을 통해 연말까지 2000여건의 사업을 홍보해준다.

장애예술인 레지던시로 자리 잡은 ‘잠실창작스튜디오’는 운영을 마치고 오는 11월 대학로에서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곳에서는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을 확대 지원함으로써 연간 200여명의 장애예술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해 민간 기업과 제휴해 공공문화시설 휠체어충전소도 설치한다.

또한, 대학로의 민간소극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소극장축제와 협력을 강화한다. 서울을 대표하는 페스티벌인 ‘서울거리예술축제’와 대학로의 거리공연 축제를 연계해 민간 공연 예술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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