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상전벽해' 정릉골, '달동네'가 서울 유일의 테라스하우스 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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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07-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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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제한구역 해제 17년 만에 본궤도…1400여 가구 입주 예정

지난 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과 휘경동 일대 재개발 지구가 터파기 공사 등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정릉동 정릉골 구역이 타운하우스 단지로 거듭난다.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지 17년 만이다.
 
정릉골 일대는 1960년대 외지인들이 모여 무허가 판자촌을 이루고 거주했다.
 
특히 소설 ‘토지’의 소설가 박경리가 생전 거주하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한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2003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고 2012년 정비구역 지정, 2017년 조합설립을 마쳤다.
 
공사비 6000억원 규모 대형 사업지인 정릉골은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타운하우스, ‘단독주택+공동주택’ 개념…환금성은 단점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에 공동주택의 장점을 보완한 개념이다. 독립된 주거공간을 가지면서도 대단지로 오밀조밀 모여 있어 아파트처럼 다양한 주거·복리시설을 공유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단독주택과 비교하면 관리가 편하다는 게 특징이며, 통상 입주자들이 협의해 주택관리업체를 선정하고 관리를 맡긴다.
 
단독주택의 취약점인 보안에 대한 우려도 적으면서도 입주민 편의시설은 아파트에 버금간다는 점에서 입주 예정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 층고가 낮은 저밀도 주거지역을 조성하긴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 주로 수도권 외곽이나 택지지구의 연립용지에 들어섰다.
 
정릉골 개발사업이 이례적이라고 평가 받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한남동 ‘나인원한남’ 등이 고급 주거단지로 분류된다.
 
정릉골 구역은 성북구 정릉동 757 일대로 대지면적 15만1791㎡(약 4만5997평)에 지하 2층~지상 4층 테라스 하우스 81개 동, 1411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59㎡ 377가구 △74㎡ 46가구 △84㎡ 907가구 △96㎡ 8가구 △114㎡ 64가구 △165㎡ 9가구 등이다. 조합원은 총 635명이다. 임대 물량이 없어 일반 분양이 770여 가구에 달한다.
 
정릉골 구역은 도심에 보기 드문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 교통, 학군, 상업시설도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주변 시세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다만 단독주택이어서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과 1종 일반주거지역이라 추후 재건축이 어렵다는 점 등은 감안해야 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특유의 아파트 선호 문화 때문에 아파트 외의 건축 형태는 환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1종 주거지역이라 향후 재건축 기대감이 낮아 시간이 갈수록 선호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 이 단지는 북한산 국립공원과 정릉천 등 풍부한 녹지공간을 갖추고 있다. 경전철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서경대역)이 인근에 있는 역세권 단지다. 2028년 강북순환선이 개통 예정인 것도 호재다. 단지에서 고려대부속중·고교와 대일외국어고, 국민대, 서경대 등도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릉골 재개발사업 조감도[이미지=포스코건설 제공]

◆용적률 제한이 자연 친화단지 변모에 결정적 역할
 
정릉골이 타운하우스로 조성된 가장 큰 이유는 북한산 자락 자연경관지구에 속해있어 용적률을 96.73%로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재개발을 통해 정릉골 일대 20만3965㎡ 부지에 용적률 109%, 건폐율 41%의 타운하우스 1400여 가구가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유일무이함을 뜻하는 ‘LE’에 정릉동 757번지에서 서울의 대단지 테라스 하우스 역사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붙여 단지명을 ‘르테라스 757’이라 제안했다. 1411가구 모두 테라스 하우스로 짓고 조합원 세대 100%가 북한산, 정릉천 등 자연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리조트 스타일의 인피니티 풀, 히노끼탕, 컨시어지 로비 등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 시설이 제공될 예정이다.
 
북한산의 능선과 지형에 순응함으로써 산마을 풍경 및 삼각산의 경관을 원형 그대로 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4층 이하 저층으로 계획된 공동주택은 구릉지인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건물의 높낮이를 달리한 계단형, 가로에 평행하게 배치하는 포디움형(Podium·가로대응형), 중앙에 정원을 넣은 바위형(중정형), 아랫집 지붕이 마당이 되는 테라스형 등 다양한 형태로 설계됐다.
 
정릉골구역 조합 측이 추정분담금을 계산한 결과(2021년 기준), 전용 84㎡ 한 채를 받으려면 조합원 평균 분양가인 6억2100만원을 포함해 약 1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4억원 정도의 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등 상승률을 고려하면 조합원 분양가가 6억5000만~7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북구 길음동 등 주변 구축 단지에 비해 시세는 1억~2억원 정도 저렴한 편이다.
 
한편 포스코건설이 정릉골 재개발사업을 수주함에 따라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선 1조5558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대구 반고개 재개발(공사비 1817억원) △경기 성복역 리버파크 리모델링(2385억원) △서울 노량진3구역 재개발(2954억원) △서울 문래진주맨션 재건축(980억원) △창원 반지1구역 재건축(1394억원) △정릉골 재개발(6028억원) 등을 따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정릉골 재개발 사업지는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대규모 테라스 하우스로 변모하게 돼 준공 이후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스코건설이 고급형 테라스 하우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 부곡 2구역, 서울 방배 신동아 등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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