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자동차, '가성비 전기차'로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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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7-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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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다자동차 첫 번째 전기차, 3000만원대...테슬라 모델Y 절반 가격

  • 헝다자동차, 헝다 자금력에 힘입어 승승장구했지만...

  • 헝다 디폴트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성장세 이어가

  • 헝다자동차, 헝다 재무 흐름 개선할지는 '미지수'

헝다자동차의 헝츠5 [사진=헝다자동차]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恒大)그룹의 전기차 사업부인 헝다자동차(恒大汽車)가 첫 번째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쉬자인(許家印)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회장이 전기차 산업에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민 지 3년 만이다. 

헝다자동차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면 300조원대 부채를 짊어진 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헝다그룹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줄지 관심이 쏠린다.
 
◆헝다자동차 첫 번째 전기차 헝츠5, 오는 10월부터 인도 예정
6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헝다자동차는 이날 밤 8시부터 순수 전기차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헝츠(恆馳)5'에 대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사전 예약 물량은 1만 대이며, 오는 10월 1일부터 차량이 순차적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격도 공개됐다. 보조금 혜택을 적용하면 사전 예약가는 17만9000위안(약 3484만원)으로, 이는 업계에서 예상한 20만 위안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또 동급 중국 브랜드 차량과 비교해도 7만 위안 이상 저렴하고, 상하이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모델 Y의 절반 가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사양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헝츠5 모델에는 최대출력 150㎾, 최대토크 345N·m의 고효율 모터가 적용됐다고 전했다. 또 닝더스다이(CATL)의 리튬 인산철 배터리(LFP)가 탑재됐으며 이 배터리의 용량은 72.8㎾h로,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602㎞이다. 고속 충전 모드로 하면 배터리 3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8분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융줘 헝츠자동차 총재는 지난 3년여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인재들과 선진 기술을 적극 도입했고 글로벌 일체화된 연구개발 모델도 적용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차를 만들어냈다는 게 헝츠자동차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헝츠5는 가격 30만 위안 이내 전기차 가운데 가장 좋은 SUV"라며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다자동차는 사람들이 헝츠5를 구매하도록 일련의 인센티브를 발표했다. 첫 1만대까지만 신차 사전예약 지원금을 제공하고 구매 후 15일 이내에 환불할 수 있도록 하며, 구매 3년 이내에 구매 가격의 40%로 차량을 반환할 수 있다.

헝다자동차는 지난 2020년 6개의 헝츠 모델 라인업을 공개했으며 지난해 3개 라인업을 추가했다. 그러나 현재 헝다자동차는 자금 제약으로 인해 헝츠5 및 헝츠6 모델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헝다자동차는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 이상, 2035년까지 연간 5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헝다자동차, 헝다 자금력에 힘입어 승승장구했지만...
헝다자동차는 중국 3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산하의 전기차업체다. 지난 2020년 7월 헬스케어와 신에너지차 사업을 병행하던 헝다건강산업그룹유한공사에서 헝다자동차로 사명을 변경하며 관련 시장 진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시 쉬 회장은 "향후 3~5년 안에 헝다자동차를 세계 최대 규모의 신에너지차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헝다자동차는 스웨덴 NEVS 등 해외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독일 FEV·EDAG, 캐나다 마그나 등 해외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맺는 등 전기차 산업 체인을 빠르게 완성해나갔다. 관련 기업 인수뿐만 아니라 광저우 정부, 선양시 정부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해 생산기지 구축에도 박차를 가했다. 

일련의 행보가 보여주듯 헝다자동차가 단기간에 이같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헝다의 막강한 자금력 덕분이다. 헝다자동차는 2019년 설립 이후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을 위해 무려 474억 위안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 한 대의 전기차를 양산하지 못했음에도 시가총액이 전체 중국 자동차 업계 2위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모기업인 헝다그룹의 디폴트에 빠지면서 헝다자동차의 미래에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헝다는 지난해 12월 달러채를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에 빠졌다. 이달 말까지 기본적인 채무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현재 헝다그룹은 지난해 실적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헝다그룹은 물론 계열사의 주식 거래가 지난 3월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 3월 기준 헝다자동차의 시가총액(시총)은 347억 홍콩달러(약 5조7362억원)로 집계됐다. 
 

[사진=헝다자동차] 

◆헝다자동차, 헝다 재무 흐름 개선할지는 '미지수'
헝다자동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면 헝다그룹의 재무 흐름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찮다. 헝다자동차가 시장 진출 신호탄을 쏘아 올릴 때와는 시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올해는 취득세 감면, 구매 보조금 지급, 충전 인프라 확충, 번호판 발급 등 지원 정책에 힘입어 시장 발전 속도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통계에 따르면 1∼5월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는 731만5000대로 작년 동기보다 12.8%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171만2000대로 작년 동기보다 119.5% 증가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숴청 중국 자동차 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헝다가 전기차 산업에 진출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전기차 부문이 그룹의 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 및 공급망의 어려움으로 원자재 및 부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헝다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쳐 헝다자동차도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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