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원서 대전차지뢰 폭발 추정 사고 또 발생
  • 턱없이 낮은 위로금...피해자·유가족 좌절
  • 법원 "현재 임금수준 반영 안 해도 위헌 아냐"
  • 법률 제·개정 촉구 '결의'에 나서는 지자체들

3일 오전 9시 38분쯤 강원 철원군 김화읍 도창리 유곡천에서 대전차지뢰 폭발 추정 사고로 수해복구 작업 중 심하게 파손된 굴삭기가 널브러져 있다. 굴삭기 운전자는 현장에서 숨졌다. [사진=연합뉴스]

강원 철원에서 수해복구 작업을 하던 굴착기 운전자가 대전차지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지난 3일 숨졌다.
 
군 당국과 강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폭발 사고로 굴착기는 완파됐고 운전자 문모(57)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문씨는 2년 전 집중호우로 유실된 제방을 복구하기 위해 하천 쪽에 자라난 풀과 나무를 제거하다가 변을 당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조치 의무가 있는 철원군청과 국방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철원군청 측은 “군에 미리 지뢰 탐지 작업을 요청해 지뢰가 없다는 결과를 건네받았다”고 밝힌 반면, 군 당국은 “철원군이 지뢰 탐지를 요청한 곳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사고가 났다”며 “들어가면 위험한 구역이라고 안내까지 했다”는 입장이다.
 
육군은 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폭발물이 대전차지뢰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관계 기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철원 지역 대전차지뢰 폭발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2017년 1월 9일 오전 8시 40분쯤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인근에서 경지정리 작업을 하던 중 대전차지뢰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불도저가 일부 파손됐지만 다행히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2016년 11월 30일 오후 4시 34분쯤에도 철원군 근남면 풍암리 인근 동서녹색평화도로 공사 현장에서 대전차지뢰가 폭발해, 작업 중이던 40대 덤프트럭 운전자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턱없이 낮은 위로금...피해자·유가족 좌절
지뢰사고로 피해를 입은 사람 또는 그 유족은 ‘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위로금과 의료지원금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턱없이 낮은 수준의 위로금으로 인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두 번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정한 위로금은 사망· 상이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당시 월평균 임금, 취업가능기간, 법정이자율 등을 감안해 지급한다. 의료지원금은 기지급 치료비, 보호비, 보장구 구입비, 향후치료비 등을 합산해 지급한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불만은 위로금 자체도 현실성이 없지만, 오래전 지뢰 사고일수록 위로금이 더 적게 책정된다는 데 있다. ‘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피해자 개개인의 나이와 직업 등을 감안하지만 임금 인상률 등은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 “현재 임금수준 반영 안 해도 위헌 아냐”
지난 2019년 ‘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위로금 지급 대상자들은 현저히 낮은 수준의 위로금을 받게 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당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과 보상 등에 관한 법률, 납북 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은 ‘현재 임금수준’을 반영하도록 한다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민주화보상법 등은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다쳤을 때의 임금액이 현재의 임금과 현저히 다를 경우, 지급을 결정했을 때의 임금 수준으로 액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4년 제정된 해당 법이 지뢰 사고와 관련해 국가배상 청구 요건이 충족되지 않거나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난 이들에게도 위로금이나 의료지원금을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국가가 기본권 보호 의무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민주화보상법과 비교한 헌법상 평등의 원칙 위배 역시 아니라고 했다. 민주화보상법 등의 지급 대상자들은 국가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직접 피해를 본 사람들이기 때문에 국가의 지뢰 제거·관리 소홀로 피해를 본 사람들과 비교하면 국가의 책임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법률 제·개정 촉구 '결의'에 나서는 지자체들
현행법으로 지뢰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구제가 어려워지자,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은 지뢰·불발탄 폭발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위해 관련법을 제·개정해달라고 국회와 관계 기관에 촉구하고 있다.
 
김포시의회는 올해 초 제21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국가지뢰 관련 법률의 제·개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유실 지뢰·불발탄 폭발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뢰 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천군 역시 제267회 임시회에서 ‘국가지뢰 관련 법률의 제·개정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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