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중소기업 유일 차량 전력반도체 생산기업 '아이에이'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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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조재형 기자
입력 2022-07-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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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에이 인천 부평공장…전력반도체 연간 최대 340만개 생산

  • 김동진 회장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가능한 시스템 구축 목표"

박동우 아이에이 상무가 지난 6월 30일 인천시 부평구 아이에이 공장에서 반도체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지난 6월 30일 서울에서 장맛비를 뚫고 버스로 40분간 달려 아이에이 인천 부평공장을 찾았다. 아이에이는 국내 중소기업 유일의 차량용 전력반도체 생산 업체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이 필요한 전자제품, 전기차, 수소차 등의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필수 반도체다.
 
이노비즈협회는 이날 올해 첫 ‘이노비즈 피알 데이’ 장소로 아이에이를 선택했다.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방향과 발걸음을 맞추는 행보로 풀이된다. 
 
아이에이 공장의 첫인상은 ‘청정·청결’이었다. 청결한 공장 환경은 불량률을 낮추는 경쟁력이다. 아이에이 부평공장은 입구에서부터 깐깐한 절차로 취재진을 반겼다.
 
출입구에 마련된 정전기 방지 지문센서에 손가락을 올리고 소독 발판을 밟은 후에야 진입이 가능했다. 외부 출입자용인 형광색 방진복에 방진화, 방진모를 착용하는 게 2단계다. 마스크도 필수다.
 
에어샤워까지 마친 후 들어선 공장 내부. 여러 기계들이 약간의 소음을 내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모니터에는 작업 상황이 표시됐다. 직원들은 가로 20cm, 세로 5cm가량의 전력반도체 모듈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이 공장에서 주로 생산되는 제품은 MDPS(전동식조향장치)용 전력반도체다. MDPS는 자동차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돌리면 전기 모터를 돌려 차량 앞바퀴에 적절한 구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작동 원리다.
 
박동우 아이에이 상무는 “완성품이 되기까지 22단계 공정을 거치고 있다”며 “외주를 통해 도금까지 하면 제품이 만들어지는 데 5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 공장의 전력반도체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340만개다.
 
MDPS는 작지만 탑승자의 안전이나 편의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품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아이에이는 제조공정·검사공정에 힘을 쏟고 있다.
 
박 상무는 “공장 내부의 온도를 항상 23~24도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고 습도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여러 명의 취재진이 검사공정실에 들어간 뒤 내부 온도가 올라가자 알람이 울렸다.
 
전력반도체 생산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소자 등 회로구성을 위해 전체적인 디자인을 하고 패키징을 거쳐 품질 테스트를 진행한다.
 
검사공정에서는 일반 온도와 고온에서 검사를 실시한다. 차량에 들어가는 제품인 만큼 열에도 잘 견뎌야 한다는 게 박 상무의 설명이다. 아이에이는 현재 현대모비스에 MDPS 모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요구하는 품질인증제도인 SQ 인증도 받았다.
 
◆ DMB 칩 생산하던 회사, 매출 800억원대 반도체기업 성장
1993년 설립된 아이에이는 멀티미디어 칩 전문업체로 시작했다. DMB(디지털미디어방송) 칩 등을 생산했었다. 2010년 김동진 대표이사 회장 취임 이후 차량용 전력반도체 사업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김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현재 김 회장은 이용준 부사장, 레이먼 김 부사장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아이에이는 트리노테크놀로지, 오토소프트 등 계열사도 보유 중이다. 2016년에는 차량용 반도체·모듈과 관련해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처음 이노비즈(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인증을 획득했다. 2019년에는 산업부 국책과제를 통해 SiC(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회사는 이를 양산하기 위한 기술 개발 및 자체 생산 환경 구축을 준비 중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고온과 고전압의 극한 환경에서 98% 이상의 전력 변환 효율을 유지하는 등 내구성이 특징이다. 또 안전성과 범용성을 두루 갖춰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 시장을 대체하는 차세대 제품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이에이는 올해 1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절연게이트 양극형 트랜지스터(IGBT) 기반 전력반도체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다. IGBT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불리는 제품이다. 기존 트랜지스터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회로 구성이 복잡하고 동작 속도가 느리다.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는 저전력이고 속도가 빠른 대신 가격이 비싸다. 이 두 가지 트랜지스터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 IGBT다. 가전·산업용 전력제품부터 최근 고사양화되고 있는 전기차 전력제어까지 범용성을 자랑한다. 아이에이는 IGBT 전력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0위를 기록 중이다.
 
아이에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584억원 대비 39% 증가한 8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67억원으로 52% 증가했다. 회사는 매출 대비 4% 이상을 연구개발(R&D)에 매년 투자 중이다. 또 전체 인력의 약 15%를 R&D 인력으로 구성하고 있다.
 
김 회장은 “차량용 반도체는 향후 300조원 이상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계열사와 함께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박동우 아이에이 상무가 지난 6월 30일 인천시 부평구 아이에이 공장에서 반도체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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