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송호준 작가의 인공위성 발사 이후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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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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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준.
그는 지난 2013년 개인 인공위성을 발사해 큰 화제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현실로 이뤄낸 거다.
그 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 송호준 작가]


 
Q. 인공위성 발사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인공위성도 작업으로 생각하고 한 거였고, 그 외에도 다른 프로젝트들을 여러 가지 했었어요.
 
Q. 인공위성 발사 후 달라진 것들이 있나요?
A. 인공위성을 쏜 이유가 누구나 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건데 오히려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힘든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거예요. 그래서 ‘내가 힘들 게 쏜 게 아닌데 힘들게 쐈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사람들한테 어떻게 말을 다시 해야 되나'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방송에 나간 것도 이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거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나갔는데 그 자체로 대단하게 보잖아요. 그래서 그것도 힘들었어요.
 
Q.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는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A. 어렵죠. 근데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 아니거든요. 어렵긴 했고 4~5년의 시간을 쏟았지만 어떤 사람들이던 4~5년의 시간을 쏟아서 뭔가를 하잖아요.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도 그렇고 운동을 열심히 해서 대회에 나가려는 사람들도 다 똑같이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나만 특별한 사람처럼 대우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근데 언론이나 방송에서는 특별한 사람처럼 나오는 게 힘들었어요.
 
Q. 송호준 작가의 이름을 크게 알리게 된 작업이 개인 인공위성을 발사한 건데, 계기가 있었나요?
A. 개인이 이제는 인공위성을 학교를 다니거나 연구기관의 도움 없이도 발사할 수 있고 지식들이 공유되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발사를 하게 됐어요.
 
Q.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나요?
A. 우주에 다가가는데 있어서 좀 더 쉬워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요. 제 프로젝트가 무시 당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요즘 들어서 우주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했던 인공위성 프로젝트가 먼 미래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Q.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전 주변의 반응과 발사 후 반응은 어떻게 달랐나요?
A. 발사를 하기 전에는 농담처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실제로 발사를 하고 난 후에는 그 결과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별로 궁금해 하지 않는 분들도 계셔서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Q. 발사 전에는 크게 반응이 없었나요?
A. 재밌다고 생각했던 게 발사 전에는 외국에서 발표할 기회가 많이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발사 후에 방송에 나가는 기회가 생겼었어요.
 
Q.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A. 통신은 안됐고 지금은 지구상으로 떨어져서 불 탄 걸로 추정되고 있어요.
 
Q. 인공위성 발사 후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7년간 방황을 했다고 들었어요.
A. 방황도 했지만 이런저런 작업을 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인공위성을 통해 쌓여진 이미지들을 바꾸고 불확실하거나 우연한 것들에 대한 작업을 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대표적으로 ’압축 하지 마‘, ’반 인공적인 한국어 발성기법‘ 그리고 ’골드앤실버‘라는 밴드도 했었거든요. 모든 상황들을 어떻게 하면 즉흥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라는 걸 고민하면서 작업을 했었어요.
 
Q. 즉흥적인 상황들을 좋아하세요?
A. 인공위성 발사 후에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계획적인 상황보다는 즉흥적인 상황들이 훨씬 더 에너지도 있고 권위적이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



Q. 인공위성 발사 직후 춤추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어떤 의미의 춤이었나요?
A. 드디어 인공위성 작업을 그만하고 다른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의 춤이에요.
 
Q.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작자가 되고 싶으세요?
A.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다른 생각을 할지라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Q.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같이 계속 창작하면서 잘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Q. 영감을 주는 존재들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 영감을 어떻게 간직해 나갈 수 있을까요?
A. 영감을 주는 존재들은 너무 많아요. 위대한 사람들은 제게 딱히 영감을 주지 않는 것 같고 자연과 다양한 사람들, 글, 영상, 유튜브 등 영감을 주는 건 너무나 많은 것 같아요.
그것을 유지하거나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은 쉽진 않은 것 같아요. 금전적인 요인, 체력 등 힘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거든요. 그렇지만 힘이 없더라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힘이 생기더라고요. 영감이 있어서 프로젝트를 하는 것보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그런 상황과 생각들이 떠오르게 되는 것 같아요.
 
Q. 사실 송호준 작가의 작업의 경우는 아티스트 개인이 하기에는 작업의 크기가 큽니다. 작업을 할 때 세우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A. 결론이 나지 않는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압축하지 마’라는 작업의 경우에도 사람들이 10초 정도 카메라 앞에 서서 최대한 압축 안 당하게 움직이는 작업이거든요. 그 작업의 경우에도 만나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보니까, 새로운 상황들이 생길 수 있는 작업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 같고, 요트 프로젝트도 까불고, 인터뷰도 하고, 알려서 사람들의 반응을 듣고 싶어 하는 거고요. 사람들을 가르치거나 따라오라는 게 아니예요. 저 역시도 모르는 길을 가보는 거고 육지를 떠나서 살 수 있을까 라는 과장과 억측을 통해서 시작된 프로젝트인데, 그러다 보면 사람들에게 재밌는 대답이나 생각을 들을 수 있고 그런 작업과 행위가 저한테는 책을 읽는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송호준 작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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