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종말 외친 중앙은행 수장들 "높은 인플레 막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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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6-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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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6월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중앙은행 포럼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이 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촉구했다.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뿌리내리기 전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고물가를 발본색원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이 유발하는 고통보다 장기간의 고물가가 야기하는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경고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회의에 참석한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은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해 저금리·저물가 시대가 끝났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앤드류 베일리 잉글랜드 은행(BOE)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그들은 금리를 충분히 빠른 속도로 인상하지 않는다면 고물가가 경제에 내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 과정은 약간의 고통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지만 가장 큰 고통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지 못하고 지속하도록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0년 넘게 유지한 선진국의 초저인플레이션을 끝내고 고인플레이션 시대로 몰고 간다고 경고했다. 세계화가 막을 내리고 세계 경제가 블록으로 분열되면서 공급망이 단절되고 생산성 감소와 비용 증가, 성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저물가 환경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대한 지정학적 충격은 우리가 운영하는 그림과 풍경(경제 환경)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을 제작하는 장소가 비용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앞으로는 정치적 요인에 따라서 공급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어느 지역보다 유럽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봤다. 그는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악화할 경우 ECB가 “점진적” 접근 방식에서 금리 인상 폭이 큰 “더 확고한” 정책 기조로 전환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존 운영 방식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다른 힘과 함께 살고 있으며 통화 정책에 대해 매우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얼마나 적게 이해했는지를 이제 더 잘 알게 됐다”며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미국을 장악하는 것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베일리 총재는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에 “엄청나게 큰 변화(a sea change)”가 생겼으며,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고용 감소와 과도한 급여 인상의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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