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낙농가 단체와 유가공 업계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올해 원유가격 인상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원유가격 산정체계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자칫 낙농가의 원유 납품 거부에 따른 '우유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유가격조정협상위 구성 언제쯤...마감기한도 지나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협상위)는 이날 현재까지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협상위는 낙농진흥회의 '원유 생산 및 공급 규정'을 근거로 설립된 기구로, 우유 생산자(낙농가) 소속 3명, 유업체 소속 3명, 학계 인사 1명으로 구성된다. 협상위 구성 마감기한은 지난 24일이었다. 마감기한을 훌쩍 넘긴 셈이다. 원유가격연동제를 시행한 2013년 이후 매년 5월 말 통계청의 우유 생산비 발표 이후 6월 초부터 가격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한 달 이내에 협상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이다. 

대개 올해 통계청의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가 지난달 24일 나온 만큼 이달 24일까지 원유가격 인상 여부를 결론내야 했다. 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해당 협상 결과를 토대로 원유가격을 최종 결정하게 되는데, 이마저도 연쇄적으로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통상 새 원유가격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그동안 협상 마감기한을 넘긴 사례는 많다. 그러나 올해처럼 협상위조차 꾸리지 못한 경우는 드물다. 양측은 아직 단 한 차례도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올해 협상 기간을 넘긴 이유는 유업계가 협상위원 추천을 완강히 거부한 탓이다. 현재 낙농가 단체 측은 협상위원 3명 추천을 완료한 상태다. 

◆낙농가·유업계 강대강 대치...왜?

유업계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낙농가의 반발로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용도별 차등가격제도' 논의에 진척이 없다는 점이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마시는 우유인 음용유와 치즈나 버터를 만드는 가공유로 용도를 나눠 원유 가격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만큼 치즈 등을 만드는 가공유용 원유가격을 내려 제조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 골자다. 국내 음용유에 맞춰진 원유 가격 탓에 유가공품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들며 수입 유제품과 경쟁이 어렵다는 업계 입장을 반영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제도 도입 시 낙농가의 소득 감소를 막고자 유업체가 가공유 구매량을 늘리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유업계는 협상위가 8월 1일까지 꾸려지지 않으면 현행 원유가격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생산자 측은 낙농가는 기존 생산비 연동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사료가격 등 생산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원유가격도 올라야 한다고 낙농가는 주장하고 있다. 유업체의 추가 구매가 보장되지 않고 있는 데다 원유를 증산할 여력도 없기 때문에 결국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낙농가들은 당장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납유 거부 등 강경 투쟁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민간이 아닌 정부가 직접 수급과 가격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낙농진흥법 개정 취지에 위배된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로서는 우유 납품 중단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8월에도 원유가격 협상을 두고 낙농가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우유 공급을 하루 중단한 바 있다. 매일 5200t(톤)씩 원유를 공급하던 낙농가는 전체의 90%에 달하는 4750t가량의 원유 공급을 끊기도 했다. 

양측의 의견 차이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원유가격 오를까...'밀크플레이션' 경고도

올해 원유가격이 오르면 유제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밀크플레이션'(우유(Milk)+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이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도 전방위적으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유는 버터, 치즈 등 유제품, 커피, 아이스크림, 빵 등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때문에 가격이 인상될 경우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원유가격이 인상되자 국내 우유가격이 줄줄이 오르며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낙농진흥회가 지난해 8월 1일 원유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다.

그 이후 유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줄을 이었다. 같은 해 10월 1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흰우유가격을 1ℓ당 평균 5.4% 인상하면서 남양유업은 4.9% 올렸다. 바나나맛 우유 등 가공유와 요플레 등 발효유 또한 가격이 잇달아 인상됐다. 빙그레는 출고가 기준으로 바나나맛우유는 7.1%, 요플레 오리지널은 6.4%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부터 다시 유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이 포착됐다. 매일유업이 지난 2월 중순 치즈 품목 가격을 최대 10%가량 올린 데 이어 남양유업과 서울우유도 지난 4월 초 치즈 제품을 각각 평균 10%, 9%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밀크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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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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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대체 이정권은 뭘하는 거야?
    우유대란도 전정권이 한거라 손 놓고 있었다고 발뺌할 건가?
    매일이 새롭고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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